공사기간·안전사고·시공비용 등 절감
[양산=변진성 기자] 최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유치원 붕괴 사건 등으로 연약 지반의 위험성이 알려진 가운데 건축·토목 말뚝 공사 시 안전사고와 시공비용을 줄일 수 있는 시공법이 주목받고 있다.
철근 공장가공 전문업체 한국철강산업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나선형 원형 철근망’을 전문으로 생산한다. 나선형 원형 철근망 시공공법이 개발되면서 고품질·간편 시공이 가능해져 공사기간이 줄어들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철강산업은 2016년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처음으로 현장타설 말뚝(R.C.D), 흙막이용 제자리말뚝(C.I.P)을 동시에 제작할 수 있는 설비를 해외에서 도입했다. 이어 국내 토목설계 조건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고자 해당 설비를 개선, 전자동으로 직경 2미터(m)까지 원형케이지 철근 용접망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부산지하철 사상-하단 1공구를 시작으로 서울 지하철 연장 별내선 3공구, 두산 위브 아파트 신축 현장, 양산 최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 현장 등에 납품을 진행하면서 품질·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최성림 한국철강산업 대표는 “협소한 도심지 현장에 적기에 공급할 수 있고 커플러와 초정밀도의 금형판을 적용한 철근 용접망을 이산화탄소(CO2) 자동용접 장치로 균일하게 용접이 될 수 있도록 했다”며 “인력 용접 대비 모재에 손상을 전혀 주지 않고 제품을 만드는 것이 핵심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철근 용접망은 계획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장에서 철근망을 제작할 때에는 대부분 결속선·소둔선을 이용해 결속함으로써 주근 간격을 맞추거나 후프 철근의 피치를 정밀하게 결속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공장제작 철근 용접망은 CO2 가스 자동용접 장치를 이용해 주철근·후프철근이 회전·이송이 입체적으로 움직이더라도, 용접시간을 0.1초단위로 정밀하게 제어한다. 이에 용접품질과 용접 후 모재철근의 기계적 성질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제작된다.
최 대표는 “용접에 의한 기계적 결속으로 인해 운반 및 상하차, 야적, 직립과 조립시 휨에 의한 변형이나, 조립 시 연결 불량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정확한 피복을 확보해 철·콘 구조물의 설계 강도와 설계수명을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나선형 원형 철근 용접망(케이지)의 후프철근은 코일철근을 사용함으로써 겹이음으로 인한 철근자재를 절감 할 수 있고 동시에 휨과 뒤틀림 방지를 위한 보강 철근도 절감 할 수 있다. 특히 코일철근을 이용한 나선형 용접 철근망은 겹이음으로 시공한 원형 독립 후프 대비 내진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철강산업은 국내·외에서 R.C.D말뚝 중 최대 사이즈인 직경 3m 케이지 설비를 도입했다. 국내 설계 조건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설비 자동화와 용접 기술 개발을 병행해 시험 생산과 품질 실험를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철근 용접망 제작 시에는 케이지 설비를 이용해 인력에 의한 수동용접을 하게 된다. 직경 3m급 R.C.D 말뚝은 주철근의 개수가 많고 굵은 규격으로 설계됨으로써 자중 무게가 약 5~7톤(t)이상의 고중량이 된다. 따라서 2시간 이상의 회전과 고중량 이송으로 인한 진동으로 용접점 균열이 진행돼 용접점 터짐 현상이 발생한다.
한국철강산업은 이 문제점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 방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고품질의 자동용접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대개 직경 3m급 R.C.D말뚝의 후프철근은 D19밀리미터(mm) 이상의 규격이 설계에 적용된다. 하지만 유럽의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선 코일 철근 생산을 D16mm까지만 양산해 D19mm 이상의 코일 철근 수급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에 1년 전부터 D19, 22, 25mm까지 코일 철근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D25mm까지 대형 규격 코일철근 생산을 완료하고 직경 3m 케이지 설비에 적용, 설계상 최대규격의 R.C.D말뚝을 자동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현재 코일철근을 양산 중에 있다.
한국철강산업은 또 나선형 원형 철근 용접망 제작·납품에 이어 사각형 케이지인 바렛말뚝 공법에 적용된 사각 철근 용접망을 개발해 올해 5월부터 현장에 납품하고 있다. 품질·납기를 포함한 공장제작 선조립 제품으로써의 장점을 검증받았다.
6년 전부터는 철근격자망 기술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그동안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D29mm 이상 대형 규격 철근격자망을 국내 최초로 생산하고 있다. 이 격자망을 통해 사각케이지 분야인 바렛말뚝, 슬러리 월, 대형건축물의 기둥·보, 교각 기둥까지 선조립 철근제품을 건설현장에 적용시키고 있다.
한국철강산업 관계자는 “전국적인 구도심 지역의 재개발과 더불어 건설장비의 현대화·대형화 추세에 따라 공사현장 부지가 협소한데 나선형 원형 철근망 제작방법·시공공법이 이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인력에 의존한 시공방식에서 탈피해 안전사고 예방과 원가절감, 고품질 확보, 공기단축 등 일석삼조의 혁신 효과를 거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철강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철근선 조립 분야를 도전과 개척자의 정신으로 연구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한국철강산업 제공
양산=변진성 기자 gmc0503@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