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경찰 수사에 호흡곤란 증세 호소로 병원에 옮겨져
서울 강남구 숙명여자고등학교 정문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경찰이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강남구 숙명여자고등학교 전임 교무부장 A씨의 쌍둥이 딸 휴대전화에서 시험문제 관련 정보가 담긴 메모를 확보했다. 

동아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15일 쌍둥이 딸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디지털 증거 분석 기법) 조사하는 과정에서 시험문제 관련 정보를 미리 알고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두 딸을 업무방해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 또한 지난 15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숙명여고) 전임 교무부장 A씨가 시험에 관해 두 딸에게 알려준 정황이 디지털 포렌식 과정에서 나타났다”며 “두 딸도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 관련 정보를 미리 전달했는지에 대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동아일보 측에 “쌍둥이 딸의 휴대전화에서 시험문제를 미리 알고 있었다고 볼 만한 메모 내용을 확인한 건 맞다”며 “다만 추가 수사를 통해 A씨가 미리 관련 내용을 전달해 메모가 작성됐는지에 대해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6일 A씨와 쌍둥이 딸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으나 한 딸이 조사 도중 “답답하다”고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어 경찰은 14일에도 A씨와 쌍둥이 딸을 제3의 경찰관서로 불러 어머니, 할머니, 삼촌 등이 입회한 가운데 재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날 역시 이 딸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조사를 다 받지 못하고 귀가했다. 

여전히 A씨와 두 딸은 경찰 조사에서 시험지 유출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쌍둥이 딸을 조사하기 위해 변호인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아직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수사 결론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수사에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두 학생의 올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을 이전 시험 성적과 비교하는 등 관련 성적 자료를 숙명여고에 요청했다.

쌍둥이 딸이 입건되자 숙명여고 학부모들은 관계자들에 대한 강력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학부모들과 졸업생 등은 앞으로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 검찰 수사 후에도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경찰의 수사로 쌍둥이 자매중 한명이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진데 대해, 일각에서는 "경찰이 청소년인 이들의 조사에서 청소년 인권을 보호하며 신중히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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