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제주서 2박3일 CEO세미나 개최...지속가능 경영에 초점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8월 고 최종현 회장 20주기 추모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한스경제=팽동현 기자] SK그룹의 경영진들이 체질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새로운 SK가 추구하는 상생을 위한 구체적인 실현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SK그룹이 17일부터 2박3일간 제주 아넥스호텔에서 CEO세미나를 개최, ‘뉴(New) SK’를 위한 딥 체인지(Deep Change) 실행력 강화를 논의한다. 사회적 가치의 실행력 제고와 비즈니스 모델 혁신 가속화가 주요 안건이다. 이와 관련 SK그룹 관계자는 "어떤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논의하는 성격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 딥체인지 없으면 서든데스

올해는 SK그룹에게 있어 창립 65주년이자 최태원 회장의 취임 20주년이기도 하다. 그룹 이익이 20년간 200배 늘어난 데다 앞날도 ICT산업 전망처럼 밝아 보이지만, 외려 변화의 필요성을 어느 때보다 강조하고 있다. 올해 초 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여전히 ‘올드 비즈니스’에 안주하고 있어 미래 생존이 불확실하다”면서 “서든 데스(Sudden Death) 시대에 블루 오션으로 가기 위해서는 딥 체인지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딥체인지’는 미시간대학교 경영대학원 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로버트 E. 퀸의 저서에서 유래됐다. 본래 ‘근원적으로 변하거나, 느리게 죽어가거나(Deep Change or Slow Death)’인데, 최 회장은 갈수록 빨라지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이를 ‘돌연사(Sudden Death)’로 발전시켜 적용한 모습이다.

이러한 ‘딥체인지’를 통해 추구하는 ‘뉴SK’는 지속 가능한 경영에 초점을 두고 있다. 나날이 개방과 공유가 가속화되는 세태 속에서 ‘독불장군’과 같은 기업은 더 이상 용납되지도, 효과적이지도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경영성과에 사회적 가치를 더한 DBL(Double Bottom Line)을 중시하는 ‘뉴SK’는 최근 ‘상생’, ‘동반성장’ 등의 메시지를 고객과 파트너들에 꾸준히 전달하고 있다.

◆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

SK그룹은 ‘뉴SK’ 원년으로 삼은 올해 들어 그룹 내외에 걸친 공유형 인프라 구축과 함께, 지속적인 M&A(인수합병)로 차량공유사 그랩, 셰일가스사 브라조스, 물리보안사 ADT캡스, 렌터카사 AJ렌터카 등을 편입시키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거둔 이득을 현지에 재투자하면서 내부적으로 파고드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뉴SK’의 구체적인 실현방안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 부분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더욱이 올해 들어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성공적인 평양 남북정상회담 등 ‘뉴SK’로서 고려해볼 환경의 변화가 일어났다. 이에 SK그룹의 CEO들은 ▲사회적 가치 실행력 제고 ▲비즈니스 모델 혁신 가속화 ▲HR제도 개선 ▲R&D(연구개발) 시스템 개선 등을 두고 집단토론을 벌이게 된다. 이들로서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장(場)이기도 한 셈이다.

최태원 SK회장은 세미나 마지막 날 총평을 통해 올해 그룹 사업에 대한 평가와 미래 먹거리에 대한 자신의 철학이나 비전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경제적인 가치만 추구했던 과거의 기업들과 달리, ‘뉴SK’는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한다. 올해 세미나에서는 이를 두고 최고경영진들 간에 사전 시나리오 없이 자유로운 토론이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하는 한편, “대북사업 관련해서는 이번 행사의 핵심 어젠다에서 확인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팽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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