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배우 임수향은 JTBC 종영극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극중 외모 트라우마가 있는 강미래로 변신, 스무 살 대학생 연기를 완벽 소화했다. 7세 연하 차은우와 케미도 최고였다. 잘생긴 외모의 차은우에 매일 심쿵하며 촬영했다면서도 “키스신은 6시간 동안 찍어 설렐 시간이 없었다”고 웃었다. 첫 주연을 맡은 차은우의 연기 선생님을 자처하며 극의 중심을 잡아준 임수향. ‘연기 잘한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며 “‘강남미인’을 통해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행복해했다.

 
-연기 호평 쏟아졌는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갑자기 마음이 좀 허한데, 미래를 어떻게 떠나 보내야할지 모르겠다. 하드캐리 했다고? 진짜 열심히 했다(웃음). 매번 열심히 하지만, 이번엔 신인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내가 끌고 가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강남미인’은 미래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드라마라서 ‘내가 흐트러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더 집중했다.”
 
-스무 살 연기 어렵지 않았나.
“쉽지 않더라. 이제 서른이 다 돼 가지 않냐. 성숙한 이미지가 있어서 더 어려웠다. ‘임수향이 스무 살을 연기’한다고 하면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가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촬영 전에 차은우에게 ‘나는 스물아홉 살이고, 너는 스물두 살이니까 중간쯤에서 만나자’고 했다. 은우는 성숙해서 동생 같은 느낌이 안 들었다. 은우는 첫 주연치고 연기 잘하지 않았냐? 현장에서 은우 연기 선생님을 자처했다. 조언해주면 똑똑한 친구라서 흡수력이 빨랐다.”
 
-차은우와 키스신이 화제였다.
“아껴뒀다가 마지막에 키스해서 반응이 뜨거웠던 것 같다(웃음). 사실 중간중간 상상신에서 키스신이 있었는데 편집됐다. 키스신을 오후 11시부터 5시까지 6시간 찍다 보니 둘 다 입술이 텄다. 경석이의 멋있는 모습을 잘 살리기 위해 전 스태프의 의견을 종합해 만든 키스신이다. ‘어떻게 하면 임팩트 있게 만들까?’ 고민해 리허설을 많이 했다. 장소도 지극히 현실적인 집이라서 더 고민이 깊었다. 매일 은우에 심쿵하며 촬영했지만, 키스신은 설렐 시간이 없더라. 우리 엄마가 차은우 팬이다. 미래가 당할 때마다 잘생긴 친구가 나타나서 구해주니까 ‘사이다’라고 좋아하더라.”

-‘강남미인’이 인기 끈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도 저런 적 있었지’ 라고 많이 공감해준 것 같다. 미래가 다른 드라마 여주인공처럼 엄청 예쁘거나 잘나지 않고, 얼굴로 평가 받는 데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각자 상처 하나쯤은 갖고 있지 않나. 미래가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가는 걸 보며 같이 응원해줘서 감사하다.”
 
-‘강남미인’은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했는데.
“많이 공감됐다. 사실 배우는 외모 평가를 받는 직업이다. 하루에도 몇 천 번의 외모평가를 받는데, 나도 자존감이 떨어질 때가 있다. 멘탈을 잡기 위해서 내면을 단단하게 하고, 다른 쪽으로 해소할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외모에 집착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모든 여성들이 예뻐지고 싶고, ‘예쁘다’는 소리를 들으면 좋아한다. ‘강남미인’을 통해 ‘외모가 전부는 아니다’라는 걸 다시 한 번 더 깨닫게 됐다. 이 작품을 하면서 위안을 많이 받고 힐링이 됐다.”
 
-성형에 대한 생각도 궁금하다.
“본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성형하면 무조건 예뻐진다는 보장이 없다. 미래는 성형해서 예뻐졌지만, 성형미인이라고 손가락질 받고 성괴(성형 괴물)라고 놀림 받지 않았냐. 성형이 모든 것의 답은 될 수 없다. 본인이 선택해서 행복하고 위안이 된다면 과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성형하는 건 존중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외모 때문에 놀림을 받았는데 언니 보고 힘냈다’ ‘사회 생활 하면서 동떨어져 있는 느낌을 받았는데 미래를 보면서 위안을 받았다’ 등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팬들과 소통을 많이 하려고 했다. 팬들이 만들어주는 사진도 보고 SNS 댓글도 많이 달아줬다. ‘위로를 받았다’거나 ‘언니처럼 예뻐지고 싶다’는 댓글이 많더라. 팬들과 소통 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시청자도 힐링이 됐다고 하니까 그것만큼 감사한 일이 없다.”
 
-‘강남미인’을 통해 얻은 건.
“‘연기를 잘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만큼 행복한 순간이 없다. 사실 내가 예쁘게 안 나왔을 수 있지만, ‘연기를 잘하면 예쁘게 봐주겠지’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 많이 부족한 점이 내 눈에도 보였는데, 스무 살 연기를 거부감 없이 잘 했다고 해줘서 제일 기분이 좋았다. ‘감격시대’ ‘불어라 미풍아’ 등에서 센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평상시에도 쏟았던 감정과 에너지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힘들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진짜 스무 살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행복했다(웃음).”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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