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테더 주춤한 사이...제미니달러·트루USD 등 후발주자 이어져
스테이블코인마다 가격 천차만별...코인 별 '프리미엄'도 생겨
"스테이블코인은 신뢰의 영역...안정성과 신뢰도가 관건"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에 고정비율로 연동된 가상화폐로 대부분 1달러의 가치를 갖는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테더를 비롯해 제미니달러(GUSD), 트루유에스디(TUSD), 팍소스스탠더드토큰(PAX), 유에스디코인(USDC) 등 5가지다./그래픽=허지은 기자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계 절대강자인 테더(USDT)의 아성이 무너지며 후발주자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어서다. 법정화폐에 고정비율로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성과 높은 신뢰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과연 스테이블코인은 그 이름처럼 ‘안정적(Stable)’일까.

◆ ‘1달러’ 고정 가상화폐, 제미니달러·트루USD 등 후발주자 잇따라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에 고정비율로 연동된 가상화폐다. 법정화폐가 가진 신뢰도에 기반한데다 고정비율을 적용해 높은 안정성을 특징으로 한다.

스테이블코인의 선구자 역할을 한 테더의 경우 ‘1테더=1달러’의 고정비율을 제시하고 있다. 테더 가격은 1달러에서 큰 변동을 보이지 않는다. 단 몇 분만에 수십만원이 오르내리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고려하면 스테이블코인에 왜 ‘안정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가격 변동성이 낮은 스테이블코인은 다른 가상화폐 거래에 이용되기도 한다. 스테이블코인 1단위는 대부분 1달러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이를 가지고 다른 가상화폐를 구매하는 식이다. 실제로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에 이용되는 마켓 중 1위는 비트멕스(BitMEX)의 달러마켓이고 2위는 빗썸의 원화마켓, 3위는 바이낸스(Binance)의 테더마켓이다. 상위 10개 마켓 중 테더마켓만 4개에 이른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테더를 비롯해 제미니달러(GUSD), 트루유에스디(TUSD), 팍소스스탠더드토큰(PAX), 유에스디코인(USDC) 등 5가지다. 제미니달러는 윙클보스 형제가 운영하는 제미니(Gemini) 거래소가 발행을 지원하며 나머지 코인은 각각 팍소스(Paxos), 서클(Circle), 트러스트토큰(TrustToken)이 발행하고 있다. 이들 코인 가격 역시 대부분 1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에 이용되는 마켓 중 1위는 비트멕스(BitMEX)의 달러마켓이고 2위는 빗썸의 원화마켓, 3위는 바이낸스(Binance)의 테더마켓이다. 상위 10개 마켓 중 테더마켓만 4개에 이른다./사진=코인마켓캡

◆ 스테이블코인은 정말 1달러 가치를 지닐까?

문제는 스테이블코인이 이름 그대로 ‘안정적’일 수 있냐는 것이다. 고정환율이 적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은 1달러에서 가격이 형성돼야 하지만 수요와 공급에 따라 1달러 위아래로 가격이 변동할 수밖에 없다. 지난 15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에서 테더 가격이 93센트까지 급락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당시 테더 발행사인 테더 리미티드는 주거래은행을 기존 푸에르토리코의 노블은행(Noble Bank)에서 바하마의 델텍 은행(Deltec Bank)으로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주거래은행을 바꾸는 데에는 내부적인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퍼지며 투자자들이 테더를 매도하며 가격이 크게 내린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이 고정가치보다 높거나 낮은 금액에 거래된다는 점도 변수다. 테더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현재 테더 가격은 98센트다. 지난 7일 이후 12일째 고정환율인 1달러를 회복하지 못 하고 있다. 개당 1달러로 가치를 고정해둔 테더가 실제로는 1달러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제미니달러는 한때 개당 가격이 1.19달러까지 오르며 1달러 가치를 훨씬 웃돌았다. 팍소스스탠더드토큰과 유에스디토큰, 트루유에스디 등도 1달러를 약간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도 변수…”안정성이 관건”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변동하면서 다른 가상화폐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도 리스크 요인이다. 이날 현재 테더 가격은 98센트, 트루유에스디 가격은 1.01달러인데 이를 통해 1비트코인(6483달러)을 사려면 테더는 약 6615달러어치가 필요한 반면 트루유에스디는 6418달러어치만 들이면 된다. 스테이블코인마다 가격이 달라 생기는 일종의 ‘프리미엄’인 셈이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점은 똑같지만 테더로 거래할 때가 가장 비싸고 제미니 달러나 트루유에스디를 이용하면 싸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테더의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테더를 법정화폐나 다른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꾸는 움직임이 커졌고 테더의 시가총액은 크게 줄어들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로 들어서면서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다 투명하고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의 선택을 받게 된다는 분석이다.

팍소스의 차드 카스카릴라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하는 가장 큰 일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일종의 거래 통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은 신뢰의 영역이다. 공신력있는 보험, 은행, 공사에서 안정된 현금을 기반으로 대형 감사 기관에 의해 검토돼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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