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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솔이 기자] 포스코가 좀처럼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고도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철강 가격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18일 26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2일 연초 대비 22.1%나 하락한 수준이다.

주가는 구조조정 효과에 따른 지난해 실적 호조로 2월 1일 40만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6월부터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서는 25만7000원~29만5500원 박스권에 갇혀 등락을 거듭했다.

◆ 올 상반기 실적 호조에도 하락세

포스코는 올 상반기 매출 31조9500억원, 영업이익 2조7400억원을 기록하며 2011년 상반기  이후 7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서도 각각 6.5%, 16.9% 증가했다. 특히 경쟁사 현대제철·동국제강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감소한 데 비해 포스코는 홀로 실적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이 시작되자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주가 동반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6월 미·중 무역분쟁이 불거지면서 약세 국면으로 전환됐다”며 “무역분쟁으로 인한 자동차·조선·정보기술(IT) 등 전방산업 업황 둔화와 철강제품 수요 감소 우려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미·중 무역분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중국이 동절기 철강 감산 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중국 정부는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허베이성 등을 중심으로 동절기 철강 감산 정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지난 9월 중국 정부가 해당 정책의 강도를 완화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철강 감산 규모가 축소된다는 우려에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며 “지난 9월 허베이성 정부가 환경보호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을 생산 제한 명단에서 제외하고 규제 일변도 정책을 금지한다고 언급해 철강 감산 규모가 줄어든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달 50년간 사실상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포스코에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새 노조로 공식 출범한 이후 노사 갈등이 격화되며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지난 25일 ‘노조 와해 문건’을 공개하면서 사측이 노조 활동 방해 의혹을 제기했다. 

◆ 실적·주가의 관건은 내년 철강 가격

포스코의 하반기 실적 전망 역시 낙관적이지만 이같은 악재에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포스코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1% 증가한 15조9600억원, 영업이익은 27.9% 늘어난 1조4400억원이다. 4분기 역시 매출 16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38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5%, 19.7% 증가할 전망이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 가격 강세, 국내 수요 증가로 주요 강종 가격이 상승한 데다 원재료 가격이 안정돼 3분기 철강 업황이 개선됐다”며 “4분기의 경우 성수기 수요 증가와 동절기 감산이 맞물려 업황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포스코 주가는 철강 가격에 따른 실적 전망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중국 철강 감산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며 “중국 정부의 초미세먼지(2.5PM) 농도를 지난해 동기 대비 3% 감소하겠다는 계획이 유효한 데다 장진 지역을 제외한 창장 삼각주, 펀웨이평원 지역 등이 감산에 나선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역시 의미 있는 규모의 철강 감산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백 연구원은 “내년에도 포스코의 실적이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 슝안 특구 개발에 따른 철강 제품 수요 증가, 중국 철강 감산 및 가동률 조정, 철강 관세 장벽 강화 등으로 아시아 철강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내수 후판 가격 인상으로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내년부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 최근 포스코의 목표주가를 기존 42만원에서 3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변종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우려와 중국 철강 감산 정책 등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안정적인 분기 실적에 의한 주가 반등이 예상되지만 철강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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