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한국적 현대무용의 선구자 김복희(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김복희무용단’이 동양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한 ‘피의 결혼’으로 스페인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주스페인 한국문화원과 말라가 대학교가 협력하고 말라가 시청과 세르반테스 극장이 주관하는 ‘2018 말라가 무용축제(CICLO DANZA)’에 공식 초청된 김복희무용단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말라가 소재 세르반테스 극장에서 ‘춤의 향기’ 공연을 통해 ‘피의 결혼’, ‘삶꽃 바람꽃’, ‘적4-검은호흡’ 등 총 세 가지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2018 말라가 무용축제’에는 김복희무용단의 ‘춤의 향기’(17일)를 포함해, 러시아 국립발레단 ‘Russian National Ballet’의 ‘백조의 호수’(16일), 스페인 발레의 아버지라 불리는 빅토르 우야테 이끄는 발레단 ‘Victor Ullate Ballet’의 ‘카르멘’(19일), 이탈리아 발레단 ‘Ballet de siena’의 ‘노틀담의 파리’(20일) 등 세계 각국의 우수한 공연 17개작이 초청됐다.

이번 무용제 유일한 아시아 지역 초청국인 한국 현대무용단에 집중적인 관심이 쏠렸다. 특히 올해는 스페인의 국민시인 가르시아 로르카 탄생 120주년이 되는 해로, 한국 현대무용단이 불교사상과 동양적인 미학으로 재해석한 가르시아 로르카의 ‘피의 결혼’에 호평이 쏟아졌다.

당일 공연에 참석한 말라가 시장 프란치스코 데 라 토레 프라도스(Francisco de la Torre Prados)는 “가르시아 로르카의 깊은 쓸쓸함과 불꽃같은 감정들, 회화적인 상상력이 시공을 뛰어넘어 한국적 현대무용으로 재탄생되어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평했다. 덧붙여 “최근 말라가에 한국 유학생들이 증가하며 한국에 대한 관심도 더욱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과 한국의 문화적인 접점에서 출발한 이번 공연을 계기로 향후 양국 간 더욱 의미 깊고 긴밀한 교류가 확대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세르반테스 극장장 후안 안토니오 비가르(Juan Antonio Vigar)는 “현대무용의 패턴과 한국 고유의 토속적인 분위기, 극적 요소의 조합이 매우 인상 깊었다”라며 “한국 현대무용 공연을 시작으로, 12월 백건우 피아니스트의 공연도 예정하고 있는 바, 한국의 다양한 우수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기회를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 매체도 한국 현대무용에 대한 호평을 이었다. 말라가 지역 대표 일간지 디아리오 수르(Diario Sur)는 17일 ‘한국, 로르카를 춤추다’ 제하 김복희 교수와의 인터뷰를 특집 보도하며, 한국 현대무용의 선구자로서 그의 예술 이력을 상세히 소개했다. “로르카의 ‘피의 결혼’이 완전한 소멸인 죽음으로 끝난다면 한국 현대무용단은 불교적 윤회를 춤으로 이미지화하며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고 평했다.

또 다른 지역 일간지 말라가 오이(Málaga Hoy)도 “한국 공연예술의 전설이 말라가 세르반테스 극장에서 현대적이면서도 클래식한 공연을 선보이다”라며 김 교수와의 인터뷰를 대서특필했다.

지역 뉴스방송 말라가 24시(Málaga 24h)도 김복희무용단과의 인터뷰를 방영했다.

김복희 무용가는 한국 현대무용단이 거의 전무했던 1971년 김복희무용단을 창단한 이래, 근 반 세기 동안 우리 정서와 연결된 다양한 현대무용 창작 활동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이종률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장은 “스페인 관객에게는 아직 생소할 수 있는 한국의 현대무용을 스페인의 세계적인 시인이자 극작가인 가르시아 로르카 작품을 통해 현지 관객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 홍보 효과를 높이고 한국 공연예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라고 말했다.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은 17일 김복희 무용단 공연을 시작으로 말라가 대학교와 협력해 다음 달 8일까지 ▲한-스페인 연극 교류 공연한국 소개 강좌 ▲한국 영화상영회(물숨, 싱글라이더, 리틀 포레스트) ▲한국 소개 강좌 ▲한국 여성문학 작품 낭독회 등 한국 문화예술에 이해를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말라가 한국문화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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