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I 강화, 임대사업자 숨통 얼마나 조였나
RTI 강화, 임대사업자 숨통 얼마나 조였나
  • 김서연 기자
  • 승인 2018.10.20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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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취급한도·예외인정사유 폐지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 관리지표에 이어 발표된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Rent To Interest ratio) 강화 방안으로 은행들의 임대업 대출 규제에 제동이 걸렸다. 그간 연간소득이 아예 없어도 비교적 쉽게 대출을 받았던 임대사업자 역시 상환능력에 대해 충분한 검증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RTI는 임대사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다. 금융당국이 18일 발표한 DSR 관리지표 도입방안에 따르면 RTI는 주택(아파트 등)은 1.25배 이상, 비(非)주택(상가·오피스텔 등)은 1.5배 이상인 경우에만 대출이 가능하다. 주택임대업으로 연간 1000만원의 이자를 낸다면 임대소득이 1250만원을 넘어야 한다는 얘기다. 당초 이 수치가 상향조정 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일단 당국은 이 수치를 그대로 뒀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31일부터 은행권에 RTI 규제 강화 방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이 1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국민은행을 비롯한 6개 시중은행장 및 3개 지방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동산금융 활성화를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이 1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국민은행을 비롯한 6개 시중은행장 및 3개 지방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동산금융 활성화를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예외취급한도 폐지

당국은 이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금융회사가 사전에 설정한 한도에서 대출을 내줄 수 있는 예외취급한도를 없애기로 했다. 앞으로는 RTI에 미달해도 은행이 마음대로 돈을 빌려줄 수 없다는 얘기다.

금감원이 주요 4개 은행을 점검한 결과, 모든 은행의 RTI 규제 관련 가이드라인 준수 정도가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RTI 예외취급 한도를 전년 신규 취급액의 30%로 높게 설정한 사례도 있었는데, 4개 은행 중 3곳이 예외취급 한도를 1조원 수준으로 설정하고 있었다.

RTI가 0인 경우에도 대출을 내어주고 있었다. 상환능력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대출이 이뤄지고 있었다는 얘기다. 또, RTI 산출시 임대차계약서 확인 없이 추정 임대소득을 사용한 경우도 있었고, 임대건물의 기존 대출 이자비용을 반영하지 않은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일부 은행은 전산시스템 미흡으로 타행대출에 대한 이자를 누락했다.

◆ 예외 인정 사유도 폐지

또 예외 인정 사유를 원칙적으로 폐지했다. 다만, 임대소득 이외 기타소득으로 상환능력이 증명되는 차주에 한해 여신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대출을 내줄 방침이다. 단, 최소 RTI 기준(예: 주택 1배, 비주택 1.2배)은 충족해야 하며, 승인 건에 대해서는 금감원에서 매월 점검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6개월 간의 시범운영 기간에 금융감독원이 4개 은행의 임대업대출을 점검해보니 RTI 규제 관련 가이드라인 준수가 미흡했고, 대출이 거절된 사례가 거의 전무해 이번 RTI 최종 방안에서 예외 인정 사유가 어떻게 적용될지가 임대사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은행들은 확정되기 전 RTI 규제에 예외승인 요건이 많은 점을 대출 거절이 거의 없는 이유로 꼽기도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사실상 지난 RTI 규제는 제대로 된 거름망 역할을 하지 못해 대출 거절 사례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RTI 수치는 변화 無…이유는

당초 당국에서는 RTI 수치를 두고 상향조정을 할 수도 있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번 RTI 수치를 바꾸지 않은 이유는 임대료 상승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RTI 수치를 높이면 임대사업자 입장에선 분자인 임대소득을 늘려야하니 세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RTI 규제비율은 기준조정시 임대시장에 미칠 영향, 9·13 부동산 종합대책 임대업 대출 규제강화 효과 등을 고려해 현행 수준을 유지한다”며 “RTI 기준 강화시 임대료 상승을 초래해 서민·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상가, 사무실 등 임대료가 인상돼 생계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당국은 주택임대업자가 연간임대소득을 늘리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 전세 공급이 축소되고, 서민층 주거비 부담 및 주거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도 RTI 기준 강화시 예상되는 부작용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