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이제 '믿듣탱'(믿고 듣는 탱구의 줄임말)이라는 수식어가 업그레이드 돼야 할 것 같다. 자신의 세 번째 솔로 단독 콘서트에서 태연은 청각은 물론 시각과 후각까지 사로잡는 공연으로 현장에 자리한 1만 여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다.

20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는 태연의 세 번째 단독 콘서트 '아포스프로피 에스… 태연 콘서트'가 진행됐다. 양일 간 약 1만 명의 관객들이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자리했다.

콘서트에서 처음 공개하는 신곡 '히어 아이 엠'으로 공연의 문을 연 태연은 정규 1집 수록 곡인 '아이 갓 러브'와 '파이어'로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녹슬지 않은 댄스 실력을 과시했다. 그간 태연의 콘서트가 정적인 무대들로 주로 채워졌다면, 이번 공연에선 퍼포먼스를 강조한 무대들이 많았다.

태연은 이번 공연에서 '히어 아이 엠'을 비롯해 '러브 유 라이크 크레이지', '두 유 러브 미?', '그래비티' 등 신곡 무대를 다수 공개했다. 처음 듣는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신나게 팬라이트를 흔들며 열광했다. 팬들의 호응에 힘입어 '섬씽 뉴', '레인', '와이', '파인', '아이' 등 히트 곡들의 무대도 이어졌다.

밴드 반주와 함께한 콘서트는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태연이 '두 유 러브 미?' 전주에서 노래 시작 타이밍을 놓쳐 "다시 가자"고 한 순간은 라이브 밴드 연주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주기 충분했다. 팬들은 큰 환호성으로 태연을 격려했고, 태연은 이후 "무대에 나오다가 구조물에 머리를 부딪혀서 잠깐 타이밍을 놓쳤다"며 "이런 게 밴드 라이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소녀시대의 첫 공식 응원봉이 출시되고 처음 열리는 공연이라 눈길을 끌었다. 응원봉은 중앙에서 원격 제어가 가능했는데, 공연 중간 무대의 분위기에 맞게 색상이 변하거나 객석에 '태연'의 영어 이니셜이 새겨지는 등 버라이어티한 효과를 냈다. 태연은 "SM엔터테인먼트에서 원격 제어 응원봉을 내서 공연장에서 예쁜 광경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내 공연에서 처음으로 소녀시대의 공식봉을 사용하니 기분이 남다르다"고 이야기했다.

첫 날 콘서트에는 소녀시대의 멤버 유리가, 둘째 날에는 효연과 서현이 각각 참석했다. 태연은 '너의 생일'을 부른 뒤 자신의 가족들과 지인들을 각각 소개했는데, 효연과 서현을 보며 "진짜 행복하고 든든하다"고 인사해 팬들을 환호케 했다.

특이한 점은 공연장 주위를 감도는 향이었다. 태연은 "공연을 오래 기억하게 하고 싶어서 조향사 분과 함께 향을 제조해서 이렇게 뿌리게 됐다"면서 "항상 공연 끝나고 집에 갈 때는 아쉽지 않느냐. 향기로라도 기억할 수 있는 공연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약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공연. 태연은 다채로운 장르의 24곡을 소화하며 대체불가 보컬리스트로서의 명성을 확인시켰다. 또 와이어를 이용한 공중 퍼포먼스, 댄서들과 합을 맞춘 화려한 군무를 통해 자신이 어떤 그룹 출신인가를 관객들에게 제대로 보여줬다. 서울 공연을 마친 태연은 다음 달 17일 홍콩을 시작으로 해외 투어에 돌입한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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