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 '의자형 착용로봇' 등 로봇 개발 본격화
'호텔 서비스 로봇' 등 직접 업무 수행하는 제품도
국내외 관련기업 전략 제휴 추진 및 유망 스타트업 투자

[한스경제=박재형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산업용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개발을 본격화하는 등 로보틱스(Robotics) 사업을 통해 미래 고부가가치 신사업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그룹은 올 연말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H-VEX)을 시범 적용해 독자 개발한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의 기술력 검증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현대·기아차 북미 공장에 '의자형 착용로봇'(H-CEX)을 시범 적용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로봇·인공지능(AI) 분야를 5대 미래혁신 성장분야 중 하나로 선정하고 전략기술본부 산한에 로봇 분야를 전담하는 로보틱스팀을 신설하고 관련 부문 간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의자형 착용로봇과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이 로보틱스팀과 생기개발센터의 협업을 통해 개발된 것이다.

의자형 착용로봇은 작업자가 앉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도록 해주는 무릎관절 보조시스템이다. 1.6㎏의 경량형 모델이지만 체중 150㎏까지 지탱하는 내구성을 갖췄으며 허리와 허벅지, 무릎 벨트를 활용해 착용법이 간편하다. 사용자 신장에 맞춰 길이 조절이 가능하고 앉을 때 각도를 세 가지(85·70·55도)로 설정할 수 있어 로봇을 착용한 작업자는 원하는 높이의 자세로 편하게 작업할 수 있다.

현대차 직원이 의자형 착용로봇(H-CEX)을 착용하고 작업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조사 결과 의자형 착용로봇을 착용하면 허리 및 하반신 근육의 활성도가 80%가량 줄어 작업자의 작업 효율성이 대폭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은 몸을 뒤로 젖힌 채 팔을 들고 일해야 하는 작업자의 힘을 보조해줘 목과 어깨 등에 부담을 덜어주는 장비다. 작업자가 팔을 올리면 힘(최대 60㎏)을 더해줘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 작업 효율성을 향상시켜 준다.

현대차그룹은 웨어러블 로봇과 함께 서비스 로봇,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 활용도가 높은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개발 중이다. 작년 소비자 가전박람회(CES)에서 선보인 '의료용 착용로봇'(H-MEX)은 보행이 불편한 고령자, 하반신 마비 환자 등이 보행을 하거나 계단을 오를 수 있도록 돕는 로봇으로 현재 의료기기 상용화를 위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준비 중이다.

로봇 '휴마'(HUMA)는 허리와 다리에 착용해 착용자의 보행 중 근력을 증강시켜주고 달리기 속도가 시속 12㎞에 달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른 웨어러블 로봇 중 하나로 평가받는 제품이다.

착용하는 로봇 외에도 로봇이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제품들도 있다. ‘호텔 서비스 로봇’은 룸서비스를 수행하고 고객을 엘리베이터와 객실까지 안내 하는 등의 기능을 갖추고 올해 말부터 해비치 호텔&리조트와 롤링힐스 등에서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판매 서비스 로봇’은 자연어 대화 시스템, 인공지능, 모빌리티 기능 등이 탑재돼 판매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직접 차량에 관해 설명해주는 업무를 수행하도록 개발 중으로 내년 초 시제품(프로토타입)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에는 전기차가 충전기 앞에서면 사람의 팔과 유사한 로봇이 나와 자동으로 충전 해주는 ‘전기차 충전 머니퓰레이터’도 선보일 예정이며 새로운 개념의 1인용 이동 플랫폼인 ‘로보틱 퍼스널 모빌리티’도 개발한다. 로보틱 퍼스널 모빌리티는 실내에서 2개의 바퀴로 움직이다가 야외에서 안정적인 이동을 위해 3개 바퀴로 변신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분야의 신사업 개척을 위해 국내외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추진 중이다. 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퍼셉피트 오토마타’에 투자하고 비전 기술 활용 인공지능 분야의 중국 내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 ‘딥글린트’ 등과 협업하는 것이다. 또 SK텔레콤,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총 4500만달러 규모의 ‘AI 얼라이언스 펀드를 조성해 관련 분야 유망 스타트업 투자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보틱스 분야는 인구 감소와 노령화에 따른 생산성 하락에 대한 장기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며 "자율주행차 개발을 통해 쌓은 방대한 기술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성과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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