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개최된 ‘투르 드 코리아 2018 대회’ 2구간에서 선수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다. /사진=투르 드 코리아 홈페이지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프랑스에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가 있다면 한국에는 ‘투르 드 코리아(Tour de Korea)’가 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프랑스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를 본 따 만들어진 투르 드 코리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제사이클연맹(UCI)에 등록된 대회(구간도로 사이클 경주)다. 또 아시아 지역 최대 규모의 도로 일주 사이클 대회이기도 하다.

아시아 최대 규모 도로 일주 사이클 대회 

2007년 포문을 연 이 대회는 올해로 12번째를 맞았다. 그동안 자전거 문화 활성화와 산업 발전에 기여해 온 이 대회는 이제 지역 관광산업 발전의 모티브로 작용하고 있으며 남북 스포츠 교류 활성화를 위한 한 축으로도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투르 드 프랑스를 모티브로 탄생한 만큼 투드 드 코리아 역시 저지 시상식을 진행한다. 선수단의 최종 목표는 대회 종합 우승자에게 수여되는 ‘옐로 저지’다. 옐로 저지는 각 선수들의 합산 점수를 평가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선수에게 주어진다.

또 산악 구간 우승자는 빨간 물방울(레드 폴카 닷) 저지, 23세 미만 중 가장 기록이 좋은 선수는 화이트 저지를 받는다. 투르 드 코리아는 스프린트 우승자에게 그린 저지를 제공하는 투르 드 프랑스와 달리 블루 저지를 준다. 각 구간이 끝날 때에도 저지 시상식이 진행돼 수상자는 다음 구간을 달릴 때 해당 저지를 입고 달린다.

‘투르 드 코리아 2018 대회’ 경주 루트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엘리트 대회 5일간 800km 달려

투르 드 코리아는 국제사이클연맹(UCI) 등록선수가 참여하는 엘리트 대회와 동호인들이 참가하는 스페셜 대회로 구성된다.

엘리트 대회는 UCI에서 공인한 국제도로사이클 대회로 UCI 등록선수로 구성된 약 20개 국내·외 초청팀이 참가한다. 거점도시 간 구간도로경주 방식으로 진행되며 선수들은 1일 평균 160km를(최대 240km) 5일간 달리게 된다. 특히 엘리트 대회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UCI 아시아투어(Asia Tour) 2.2C등급으로 진행됐지만 대회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며 이듬해 2.1C 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개최된 엘리트 대회 ‘투르 드 코리아 2018 대회’에는 UCI 등록선수로 이뤄진 해외 13개팀과 국내 7개팀이 참가해 각축을 벌였다.

20개 팀 가운데 프로 콘티넨털팀은 4개, 콘티넨털팀은 16개다. UCI는 팀 수준에 따라 ▲프로 월드팀 ▲프로 콘티넨털팀 ▲콘티넨털 등급을 부여한다. 이중 프로 월드팀은 투르 드 프랑스 등 UCI 월드 투어에 참가할 수 있고 그 다음 등급이 프로 콘티넨털팀이다.

특히 UCI 공인 아시아투어랭킹 1∼8위팀, 오세아니아투어랭킹 2위팀 등 역대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1구간 군산~천안 190km ▲2구간 천안~영주 207.1km ▲3구간 영주~정선 197km ▲4구간 정선~충주 140km ▲5구간 충주~서울 69.2km를 거쳐 803.8㎞의 도로를 달렸다.

‘투르 드 코리아 2018 스페셜 대회’ 경주 루트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DMZ접경지역에서 열린 스페셜 대회

이와 달리 스페셜 대회에는 자전거 동호인 20개팀이 200명 이내로 참가한다. 대한자전거연맹 마스터즈사이클투어(MCT) 대회 등록선수 중 5차례의 예선전(프리테스트)에 출전, 개인별 누적 포인트 250위 이내인 선수들이 참가 대상이다. 이들은 3일간 거점지역별 순환 경주 방식으로 250km를 질주한다.

특히 지난 7일부터 사흘 간 펼쳐진 ‘투르 드 코리아 2018 스페셜 대회’는 남북 스포츠 교류 활성화에 발맞춰 비무장지대(DMZ)를 중심으로 한 접경지역에서 펼쳐졌다.

첫날에는 1구간 강원도 고성 일대 82.5km의 레이스, 둘째날에는 강원도 화천 일대 69.8km의 2구간 레이스가 진행됐다. 마지막날의 3구간 레이스는 임진각을 시작으로 설마리 고개, 동명건축 등을 거치는 파주 일대의 63.6km의 구간에서 이뤄졌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는 “앞으로 남북 스포츠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이번 스페셜 대회 거점 지자체를 비무장지대(DMZ) 인근지역으로 선정했다”며 “내년에는 북한 지역을 지나는 코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 부처와 긴밀하게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 평화무드 타고 북한 코스 개발도 추진

아울러 투르 드 코리아는 거점 지자체 관광산업 등 지역 경제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 예로 코스를 개발할 때는 지역별 특색 있는 장소를 선정, 해당 지역의 관광·문화 등을 홍보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 추진 중인 거점 지자체와 중·장기 파트너십 체결 및 경주 코스 정례화가 진행된다면 이같은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4년간 개최 도시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연 평균 203억원에 달했다. 대회 진행을 위해 연간 420명을 고용하는 등 사회 일자리 창출까지 이뤄지고 있다.

또 국민체육공단이 ‘투르 드 코리아 2018 대회’의 생산파급효과를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군산 5억8000만원 ▲천안 13억원 ▲영주 6억9000만원 ▲정선 3억4000만원 ▲충주 5억2000만원 ▲서울 8억3000만원이었다.

하지만 풀어야할 숙제는 많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도로 일주 사이클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인지도나 인기면에서는 ‘투르 드 프앙스’와 비교할 바가 못된다. 생산파급효과나 고용효과도 대외적으로 홍보하기에 민망한 수준이다.

심지어 자전거 동호인만 수 백만명을 넘어서고 있음에도 대회 개최 사실 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쯤 되면 ‘그들만의 리그’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대회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국민체육공단의 전향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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