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매출 영업익 모두 부진...휴미라 경쟁 치열
31일 증선위 분식회계 의혹 해소 여부가 관건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매출원가·판매관리비 증가로 같은 기간 반토막이 났다. 향후 실적에 대한 전망 또한 엇갈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분식회계 의혹이 해소된 이후에야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4일 오후 2시37분 현재 전날보다 1만1500원 (-2.75%) 내린 40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 공장 가동률 하락에 실적 악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3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0.7% 감소한 1011억원이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컨센서스) 114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05억원을 기록, 시장 예상치였던 102억원을 웃돌았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9% 줄었다. 

매출이 감소한 원인으로는 공장 가동률 하락이 꼽힌다. 3분기 매출에 반영되는 2분기 1공장과 2공장 가동률이 전분기 대비 낮아졌다. 1공장의 경우 고객 인도 시점이 긴 제품들의 생산 비중이 증가하면서 가동률 대비 매출로 인식되는 물량이 적어졌다. 해당 매출은 4분기로 이연될 예정이다. 또 생산단위(배치·batch) 당 매출 원가가 증가하고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따른 판매관리비가 늘어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 3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인건비 증가

앞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먼저 4분기의 경우 3분기 공장 가동률이 회복되고 미인식 매출이 반영돼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또 바이오젠의 콜옵션 대금 7600억원과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루수두나’ 계약 해지 보상금으로 1750억원이 유입되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서미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악화의 원인이었던 1공장 제품 다변화는 공장 가동률이 오르면서 매출에 기여할 것”이라며 “3분기 공장 가동률이 전분기보다 개선됐고 인도시점 차이로 인식되지 못한 매출이 반영되면서 4분기 매출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4분기부터 3공장 가동이 시작되면서 감가상각비가 분기당 100억원 가량 늘어나는 데다 인건비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연말 정기 보수로 인한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 내년 1분기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현대차증권은 2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59만원에서 5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강양구 연구원은 “4분기 외형 성장은 양호하지만 3공장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 가동을 위한 감가상각비·인건비 증가에 따라 이익 증가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내년 1분기 역시 정기 보수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 낮아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휴미라(Humira)’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치열한 점도 불안 요소다. 현재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유럽에서 5개 제품이 승인을 받았으며 이중 4개가 출시됐다. 지난 17일 출시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Imraldi) 외에 암젠의 암제비타(Amgevita), 산도스의 하이리모즈(Hyrimoz), 마일란·후지필름 쿄와 기린 바이오로직스의  훌리오(Hulio) 등이 유럽 시장을 노리고 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4억달러(5조원) 규모의 유럽 휴미라 시장에서 총 4개의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예상된다”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심화된 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 31일 증선위 이후 분식회계 의혹 불확실성 해소

다만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 마무리돼야 실적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이 나올 때마다 크게 출렁였다. 실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 결과에 대해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지난 17일 주가는 전일보다 3.74% 급락했다. 

앞서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2015년 종속회사(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해 기업가치가 부풀려진 데 대해 ‘고의 분식회계’에 해당한다고 판단, 지난 5월 금융위원회에 중징계안이 포함된 감리 결과를 제출했다. 그러나 증권선물위원회는 두 달 뒤 금감원의 조치안 내용이 행정처분의 명확성과 구체성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이유로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했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19일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에게 재감리 결과를 보고했다. 금융위는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감리위 심의를 생략하고 오는 31일 열리는 증선위 정례회의에서 증선위에 곧바로 안건을 상정해 논의한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실적보다 증선위 결과가 더 중요하다”며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차 공방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달 말에는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 또한 “4분기 실적은 올해 분기 중 최대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오는 31일 증선위를 앞두고 분식회계 논란이 이어져 단기적인 주가 변동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솔이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