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빅스 엔은 tvN 종영극 ‘아는 와이프’를 통해 배우 차학연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 극중 고스펙 소유자지만 집단생활에 잘 적응 못하는 은행원 김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자칫 비호감 캐릭터로 전락할 수 있었지만, 캐릭터를 얄밉지 않게 표현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처음으로 회사생활을 간접 경험한 차학연은 “회식 가기 싫은 회사원의 마음이 공감됐다”고 웃었다. 지성, 장승조와 브로맨스는 물론 한지민, 김소라와도 환상의 케미를 자랑한 차학연. 2014년부터 ‘호텔킹’ ‘발칙하게 고고’ ‘터널’등에서 연기력을 쌓은 만큼 주연 욕심도 날 터. 지성을 롤모델로 꼽으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아는 와이프’는 어떤 작품으로 남아있나.
“지금도 찡할 정도로 먹먹하다. 아직도 마음이 ‘아는 와이프’에 있다. 이렇게 단체로 계속 같이 있으면서 촬영한 게 처음이라서 더 애틋하다. 주변에 결혼하는 친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사실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아는 와이프’를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게 돼 뿌듯하다.”
 
-은행원 역할 맡아 회사생활 처음 경험했는데.
“실제로 아침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촬영했다. 7시에 출근해서 12시가 되면 점심을 먹고 저녁 해가 지면 회식 신을 찍으러 가고 상황이 웃겼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힘들더라. 오후 6시 촬영 끝나고 집에 가고 싶은데 회식 신 찍으러 가니까 회사원들의 마음이 공감됐다(웃음). (소속사) 젤리피쉬도 회식 많이 하냐고? 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연차가 있다. 직원들도 나보다 먼저 들어온 사람이 많지 않다.”
 
-고스펙 소유자 김환은 집단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실제 성격과 진짜 안 비슷해서 처음에 걱정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했고, 빅스 리더라서 단체생활에 잘 적응하는 편이다. 일할 때 직설적인 거 외에는 환이와 전혀 다르다. 오디션 때 감독님이 ‘원래 그렇게 얄밉냐?’면서 빵 터지더라. 지금 연기한 거라고 평소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는데 ‘환이 역에 제격’이라고 했다. 환이 캐릭터는 도저히 감이 안 와서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퍼즐처럼 조각조각 맞춰 표현했다. 회사원 친구들의 이야기를 많이 참고했다. 빅스 멤버들 중에서는 환이와 비슷한 친구가 없다(웃음).”

-사수 차주혁 역의 지성과 브로맨스가 돋보였다.
“감동 받은 게 정말 많다. 첫 신을 지성 선배와 찍어서 긴장을 많이 했다. 늦은 시간 응급실에서 선배가 누워있고, 내가 침대를 발로 차면서 일어나라고 하는 신이었다. 첫 만남부터 발로 차야 해서 ‘어떻게 해야 되나?’ 긴장을 많이 했다. 3~4년 함께 일한 사람처럼 친해 보여야 하는데, 여유가 없어서 내가 준비한 거 하기 바빴다. 선배가 내 연기를 유연하게 맞춰줘서 감사했다. 나중에 지성 선배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한지민과 호흡은 어땠나.
“한지민 선배는 고등학생부터 주부까지 연령대를 왔다갔다하면서 연기하지 않았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난 연기 경험과 스킬이 부족해서 아직은 많은 것들을 표현할 수 없는데 선배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빅스 멤버들도 한지민 선배와 연기하는 걸 굉장히 부러워했다. 꼭 촬영장 응원 가겠다고 했는데 스케줄 때문에 커피차를 보내줬다. 한지민 선배와 같이 찍는 신만 보더라.”
 
-수신팀 직원 주향숙(김소라)에 키스신이 인상적이었다.
“환이다운 고백이었다. 원래 대본에는 격렬한 키스신으로 묘사 돼 있었는데, 환이답게 하려고 노력했다. 감독님과 의논해 ‘환이는 연애를 많이 못해본 아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표현이 서툴고 ‘3초 뒤에 키스할거에요’라고 하면서 드라마 장면을 따라 하지 않았냐. 능숙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긴장감 살리면서 풋풋한 키스신을 만들었다. 실제로도 연애에 능숙하지 않다(웃음). 환이처럼 좋아하는 사람에 직진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지켜본다.”

-연기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는데.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사실 ‘가수였어?’라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다. 무대에서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드라마 안에서 보면 처음엔 어색하지 않냐.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타이틀을 계속 짊어가야 하는데, 배우로서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비판적인 시선도 관심이 있어서 바라봐 주는 거니까.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2014년부터 연기 활동 병행 중인데. 주연 욕심은.
“난 즉흥적으로 연기하기 보다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 스타일이다. 주연 욕심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 빅스로서 한창 음악 프로그램 1위를 달릴 때 드라마 주연 제의를 받은 적도 있었지만 ‘천천히 시작하고 싶다’고 했다. 주연을 하기엔 경험이 없고 노하우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물론 한 번에 빵 트면 좋지만 작은 거부터 시작하자는 마음이었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서 차근차근 목표를 이뤄가고 싶다.”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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