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카오뱅크의 직관적 UI·UX에 시중은행들도 앱 개편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과 K뱅크(케이뱅크)가 출범한 지 일년 반이 지난 가운데,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의 자산규모가 케이뱅크의 5배 이상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다른 행보의 기저에는 편의성이 자리했다. 케이뱅크 역시 카카오뱅크처럼 사용자의 편의성에 맞춘 은행을 표방했으나 ‘카카오’라는 메신저 플랫폼과 직관성에 밀려 자산규모와 이용률 모두에서 카카오뱅크에 뒤처졌다.

◆ 카카오뱅크 자산규모, 케이뱅크의 ‘5배’

25일 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우에 편의성 차이가 성과 차이로 연결된다고 밝혔다. 강맹수 연구위원은 ‘핀테크 산업이 국내외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보다 먼저 출범했지만 총여신과 총수신, 총자산 규모에서 카카오뱅크의 1/5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는 총여신 6조8060억원, 총수신 8조3645억원, 총자산 9조6597억원인 반면, 케이뱅크는 총여신 1조1307억원, 총수신 1조5721억원, 총자산 1조8000억원에 그치고 있다.

강 위원은 “공인인증서나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예금과 대출, 송금이 가능하다는 점과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 디자인,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상품구조가 카카오뱅크의 빠른 성장에 기여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영업 규모. 그래픽=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 “은행 앱, 편해야 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출범 전부터 UI·UX 콘셉트에 큰 비중을 두고 시간을 투자했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활용한 친숙한 앱 구성이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이라고 판단한 이유에서다. “불편함이 카카오뱅크를 탄생시켰다”는 이용우 한국카카오은행 공동대표의 말처럼, ‘편해야 쓴다’는 인식에서 카카오뱅크는 출발했다.

회원가입부터 계좌개설, 대출까지 UI와 UX를 개선하는데 ‘올인’했다. 카카오계정이나 휴대폰 번호로 쉽게 계좌를 틀 수 있다는 점, 사진이나 동영상을 공유하듯 카카오톡 친구목록에서 수취인의 ID를 선택하고 금액을 입력하면 이체가 가능하다는 점이 유효했다.

기존 은행들이 로그인 후 첫 화면에 많은 탭과 메뉴를 배치한 것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비밀번호 패턴 입력 즉시 홈 화면에서 바로 보유계좌를 볼 수 있고 찾고자 하는 서비스를 바로 찾을 수 있도록 예상 가능한 위치에 배열했다.

강 위원은 “선진국일수록 핀테크에 의한 혁신은 가격보다 편의성 향상이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며 “카카오뱅크의 가장 큰 성공요인도 모바일을 통한 예금 및 대출이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체크카드 사용 잠시 중단’ 기능은 금융소비자의 은행 이용을 고려한 단적인 예다. 체크카드를 잃어버린 것 같지는 않은데 분실신고를 하기에는 번거로운 금융소비자들을 위해 체크카드 결제 기능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기능이다.

◆ 카카오뱅크, 은행 앱의 UI·UX 개선 주도

카카오뱅크 발(發) UI·UX 개편으로 시중은행들도 뱅킹의 편의성을 높이는 쪽으로 앱을 뜯어고쳤다. 국민은행은 최근 뱅킹 앱인 ‘KB스타뱅킹’을 개편해 조회·이체 등 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를 눈에 띄게 배치했고, 로그인 없이도 앱을 구동했을 때 미리 설정한 대표계좌 잔고를 볼 수 있는 ‘계좌뷰’ 등의 기능으로 편의를 높였다. 신한은행도 지난 2월 S뱅크, 써니뱅크 등 6개 앱을 통합한 슈퍼 플랫폼 ‘신한 쏠’을 내놓으면서 차별화된 UI·UX와 이 밖에 휴대전화를 흔들면 고객이 사전 설정한 기능이 즉시 실행되는 모션뱅킹 기능에 중점을 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보다 세 달 늦게 나왔기 때문에 분명 후발주자의 혜택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카카오’라는 국민 메신저를 등에 업고 플랫폼 효과도 있어 초반 고객 확보에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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