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투자·고용' 계획 없는 한진...조양호 회장의 경영복귀, 능사인가?
[기자의 눈] '투자·고용' 계획 없는 한진...조양호 회장의 경영복귀, 능사인가?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8.10.2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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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올해 국민들의 분노를 들끓게 만들었던 여러 뉴스 가운데,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은 단연 상위권에 속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최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직원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손찌검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적용된 혐의만 특수상해, 상해, 특수폭행,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죄 등 7건이다.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은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의혹(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을, 해외에서 구매한 6억 상당의 개인 물품을 관세를 내지 않고 대한항공 직원 등을 통해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차녀 조현민 전 전무의 이른바 ‘물컵 폭행사건’은 폭행 혐의의 경우 ‘공소권 없음’, 특수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는 ‘혐의 없음’으로 마무리 됐다.

한진그룹 일가의 수사는 몇 가지 의혹을 제외하고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아마도 강력한 처벌을 원했던 여론과 달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룹의 총수이자 일가의 가장인 조 회장은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한미재계회의에 참석, 본격적인 대외행보에 나섰다. 가면까지 써가며 “오너 일가는 경영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한 대한항공 직원들의 외침은 사실상 외면당했다. 불편한 뉴스로 상심한 국민들이 받은 사과는 포토라인 앞에서 읊은 몇 줄이 전부였다.

조 회장의 이같은 태도로 보면 최소한의 모양새도 갖추지 않은 채 슬그머니 경영일선에 복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법률 리스크를 겪은 일부 재벌들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후 가장 먼저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말고도 지난해 12월 LG그룹을 필두로 현대자동차·SK·GS·한화 등 국내 재벌 기업들은 잇따라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밝혔다. 최근 발표한 롯데까지 합치면 정부가 재계에 투자를 요청한 이후 지금까지 계획을 밝힌 그룹은 10곳으로 471조원에 달한다. 올해 정부 예산(447조원)과 맞먹는 규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진그룹은 감감무소식이다. 물론 투자·고용 창출에 참여하는 것으로 그간의 물의에 대해 갈음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럴 수도 없는 사안이다. 이는 법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다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길 기대하는 것이다. 그래야 한진그룹 직원들도 기업에 대한 자부심이 조금은 생기지 않겠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경제인, 그리고 대기업 오너로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서둘러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