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동부건설 등 중견건설사 골프단 운영, 선수 후원
골프수요층과 아파트시장 타겟층 맞물려
적은 비용으로 높은 홍보효과 누리는 '골프마케팅'

[한스경제=박재형 기자] 중견건설사들의 ‘골프사랑’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수년 간격으로 골프단을 창설하고 지속적으로 선수를 후원하며 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다.

◆골프단 운영하는 중견건설 업체들   

현재 건설업계에서는 동부건설, 호반건설, 요진건설, 문영건설, 대방건설 등이 골프단을 운영하고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다.   

이들 중 가장 먼저 골프단을 창설한 업체는 호반건설로 골프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2009년에 골프단을 창설한 호반건설은 남녀 골프단을 모두 소유하고 있으며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현재 제13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1년에는 경기 여주 소재 골프클럽인 ‘스카이벨리CC’를, 2010년에는 미국하와이에 있는 ‘와이켈레CC’를 사들이기도 했다.

호반건설은 골프단 운영 외에도 KLPGA 2부투어와 시니어 투어를 개최하고 일부 2부 투어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와 호반건설은 2017년 6월 ‘호반건설 챔피언십 2017’, 챔피언스 투어 ‘호반건설 챔피언스 클래식 2017’의 개최 조인식을 가지고 협약을 체결했다./사진=KLPGA

요진건설은 2010년 골프단을 창단해 운영 중이다. 현재 5명의 선수로 구성된 요진건설 골프단은 KLPGA 투어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는 김보경 프로가 소속돼 있다. 최준명 요진건설 회장은 지난 4월 건설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골프단 운영에 대해 “기업 홍보보다는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과 피나는 노력을 겸비한 인재에 대해 미래 동기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골프단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4년 골프단을 창단한 대방건설은 현재 총 6명의 KLPGA·LPGA로 골프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안신애, 조정민 선수 등 6명으로 구성된 여자골프단을 창단한 문영건설은 올해 KLPGA 투어에서 4승을 거둔 김민선 선수 등을 추가로 영입하면서 9명으로 선수단 구성을 확대했다.

동부건설은 올해 2월 골프단을 창설하며 건설사 중 가장 늦게 골프단 운영을 시작했지만 골프단이 동부건설에 주는 의미는 특별하다. 골프단 창설이 ‘동부건설 부활’의 상징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골프단 운영에 적잖은 자금이 필요한 만큼 2016년 10월 회생절차 종결 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동부건설이 ‘경영정상화’에 돌입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건설사들이 ‘골프’에 빠진 이유

건설사들이 골프 선수를 후원하고 골프단을 운영하는 것은 골프 수요층과 고가에 해당하는 아파트시장 주요 타깃 층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주로 골프를 즐기는 수요층은 40~50대 연령층으로 아파트 등을 실질적으로 구매하는 이들이기도 하다. 아파트를 지을 때 단지 내 부대시설로 골프연습장이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여자골프 선수들의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도 건설사들이 골프를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다. 선수들이 각종 세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 후원사의 모자를 착용하거나 로고가 박힌 옷을 입은 모습이 노출되면 뛰어난 선수 기량으로 인해 형성되는 이미지가 업체의 이미지와도 긍정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동부건설은 골프단 창단 이후 첫 대회였던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 with SBS Golf’에서 지한솔 선수가 3위, 인주연 선수가 9위를 기록하며 상위 10등 중 2자리를 차지하고 지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인주연 선수가 우승을 하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한솔, 박주영, 인주연 선수 등은 미디어조에 편성되며 매 대회마다 4시간 이상씩 중계방송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 선수들의 좋은 성적은 또 기사 노출로 인한 홍보효과로도 이어진다.

동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센트레빌'이 적혀 있는 모자를 착용하고 우승 트로피를 든 인주연 선수./사진=KLPGA

동부건설 관계자들은 최근 과천, 동두천 지역 ‘센트레빌’ 아파트 분양의 큰 호응에는 골프단을 통한 홍보가 일부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골프 종목이 가지는 이점이 있다. 여자골프단은 평균 약 10억~20억원의 예산으로 운영된다. 물론 우승을 많이 하고 인기가 높은 유명 선수를 영입할수록 더 큰 비용이 필요하지만 프로야구·축구·배구·농구 등에 비해 큰 비용이 들지 않고 마케팅에 다양하게 활용하기 좋아 중견기업들의 참여도 활발한 것이다.

골프단을 운영하는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수십명의 선수에게 억대 연봉을 지급하고 운영비가 많이 들어가는 야구나 축구같은 종목과 달리 골프단은 5명 내외로 구성돼 중견사 입장에서는 비용면에서도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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