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가수 겸 배우로 활동 중인 손담비가 영화 ‘배반의 장미’(18일 개봉)로 돌아왔다. 첫 상업영화 주연을 맡은 손담비는 극 중 이미지 역을 맡아 섹시하면서도 코믹한 모습을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표현했다. 찰진 욕설 연기 역시 일품이다. 손담비는 “주연이 처음이라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면서도 “그래도 영화를 보고 나니 마음이 좀 놓였다”며 웃었다.

-‘배반의 장미’를 왜 하게 됐나.

“사실 회사에서는 내가 절대 안 할 거라고 생각해서 준 대본이라고 했다. (웃음) 대본이 너무 재미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었다. 특히 내가 맡은 이미지 역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물론 성적으로 노출하는 장면도 있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가 있기도 했다.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혀 문제가 될 만한 장면은 아니지 않나. 개의치 않았다.”

-연기할 때는 섹시한 캐릭터를 회피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섹시가수로 노출이 됐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오히려 선머슴 같은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섹시한 캐릭터를 연기한 셈이다.”

-가수로서 경력이 연기할 때 도움이 많이 됐나.

“그렇다. 춤을 출 때도 꼿꼿하게 라인을 살려가며 했다. 연기를 하면서 가수 할 때 했던 행동들을 똑같이 했다. 섹시한 포즈는 대부분 힘들다. 다행히 몸에 익숙함이 남아 있어 수월하게 촬영했다.”

-영화는 삶의 끈을 놓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실제로 죽을 만큼 힘든 적이 있나.

“한 번쯤은. 시기를 따지자면 ‘미쳤어’ ‘토요일 밤에’ 등 곡으로 제일 떴을 때다. 심적으로는 너무 힘들었다. 내 자신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체성 혼란을 느꼈다. 처음엔 가벼운 감기라고 생각하는데 우울증이 됐다. 연기자로 전향하면서 오히려 더 행복해졌다. 20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

-연기자로 전향한 계기가 있다면.

“‘토요일 밤에’로 잘 나갔을 때 우연히 SBS 드라마 ‘드림’(2009년) 출연 제안이 왔다. 경쟁작 MBC ‘선덕여왕’에 참패했다. 그 때 참 좌절했다. ‘주연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기초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았다. 시청률도 안 나왔지만 내 연기력도 좋지 않았다. 그 때부터 주인공이든 주인공이 아니든 상관없이 연기했다. ‘드림’은 가슴 아픈 드라마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준 것 같다.”

-살면서 가장 의지하는 동료는 누구인가.

“정려원이다. 제일 친한 친구다. 내가 이사를 한 뒤부터는 일주일에 5일은 만나는 것 같다. 남자친구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자주 본다. 최근에는 영화 ‘스타 이즈 본’을 같이 봤다. 심장이 찌릿찌릿해지는 영화였는데, 작품에 대한 얘기를 한 없이 했다. 무대에 다시 서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인생에 한 번쯤 저런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메시지가 강했다. 그런 주제로 대화를 한 4시간 했다.(웃음)”

- ‘스타 이즈 본’은 아티스트의 고뇌를 담은 영화라 공감을 많이 했겠다.

“항상 내가 하고 싶은 음악과 대중성이 있는 음악 사이에서 갈등한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니 대중성이 너무 없다. 절충할 수 있는 선을 찾기가 힘들다. ‘스타 이즈 본’ 역시 자신의 색깔이 아닌 다른 색깔을 입혔을 때 더 대중의 환호를 받지 않나. 아티스트는 늘 대중성과 자신의 색깔에 대해 고민한다. 이번에 음반을 준비하고 있는데 대중성으로 갈지 나를 충족시키는 걸 할 것인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대중의 평가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가.

“늘 두렵다. 안티와의 싸움이다. (웃음) 사실 내 기사에 좋은 댓글을 본 적이 없다. 그래도 일단 한 번 부딪히고 보자는 마음이다. 저지르고 보는 스타일이다.”

-SBS 새 예능프로그램 ‘미추리8-1000’으로 복귀하는데.

“예전에 SBS ‘런닝맨’에 출연했는데 그 때 제작진이 엉뚱한 모습들을 많이 본 것 같다. 좋은 모습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사실 난 그렇게 차가운 사람이 아닌데 다들 날 차갑게 보는 것 같아 억울하기도 하다. 최근에 ‘미추리’ 팀을 만났는데 게임에서 ‘제일 안 친해질 것 같은 사람’ 1위를 차지했다. 다들 그런 오해를 하는 것 같다.”

사진=태원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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