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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솔이 기자] 국내 증시가 ‘10월 쇼크’를 단단히 경험했다. 미·중 무역분쟁,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신흥국 불안 등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반등을 이끌 만한 호재가 없었던 영향도 컸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대내외 악재가 단시간에 해결될 수 없는 만큼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1960~2150이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26일 전 거래일 대비 36.15포인트(1.75%) 내린 2027.15에 장을 마쳤다. 전주 대비 6.0% 하락한 수준이다.

◆ 무역분쟁으로 인한 미국 기업 실적 악화 전망

무엇보다 장기화하는 미·중 무역분쟁이 여전히 국내 증시에 부담이다. 양국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국내 증시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게다가 무역분쟁으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무역분쟁에 따른 관세로 기업들의 비용 증가와 제품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다면 미국 증시의 5~10%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이에 연동되면서 투자심리 불안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연준이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면서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 유럽연합(EU)과 이탈리아 간 내년 예산안을 둘러싼 갈등, EU와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협상 난항, 사우디아라비아 정치 불안 등은 달러 가치 상승을 이끄는 중이다.

◆ 코스피 2000선 밑돌 수도

증권가에서는 이들 악재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만큼 국내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가 지난 24일부터 사흘 연속 최근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2100선 아래에서 마감한 데 이어 2000선을 밑돌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 26일 지수는 장중 2008.86까지 떨어지며 2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를 1960~2150으로 분석했다. 김병연 연구원은 “대내외 변수들에 대한 우려가 높고 내년 기업 이익을 확인하려는 심리가 강하다”며 “당분간 상승 동력이 보이지 않고 수급에 공백이 생기면서 밸류에이션 지지선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증시의 상승 동력이 없어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문다솔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미국 국채금리, 달러 등의 요소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개선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코스피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다른 국가의 증시가 오를 때는 못 따라가고 내릴 때는 동반 하락하거나 더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상승 동력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하락 위험이 더 부각되기 쉬우므로 섣부른 저가 매수는 지양할 것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 단기 급락 만회하는 기술적 반등 가능성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기술적 반등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이같은 반등 국면에선 낙폭이 컸던 종목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의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4주 연속 10% 이상 하락했던 사례를 보면 4주를 경계로 투자심리·수급의 언더슈팅(주가나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하는 현상) 과정이 달라졌고 ‘패닉’을 거친 시장은 대체로 기술적 반등 기류가 나타났다”며 “현재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과 같은 수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낙폭 만회 시도가 구체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단기적인 급락 이후 정상화 국면에선 낙폭이 컸던 순서대로 각 종목들의 반등 탄력이 결정된다”며 “현재 장세에선 실적·밸류에이션 매력을 지닌 낙폭과대주에 접근하는 것이 최우선적인 전략 대안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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