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최인혁 네이버 부사장 “금융서비스는 네이버에 매우 중요”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의 강력한 대항마로 ‘네이버뱅크’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카카오톡’이라는 국민 메신저를 업고 플랫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카카오뱅크처럼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인터넷전문은행업에 진출할 시 미칠 파급력이 클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당초 네이버는 금융업에 직접 진출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특례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10월 1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코넥트 2019' 행사에서 한성숙 대표가 바뀐 네이버 모바일 화면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국회 통과로 ‘불확실성’ 해소

지난 달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의 국회 통과로 내년 1월부터 자산총액 10조원이 넘는 대기업 집단(상호 출자 제한 기업 집단)도 인터넷전문은행 최대주주가 될 수 있게 됐다. ICT 부문 자산이 50%를 넘는 경우라면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례법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소유 제한) 규제를 완화하는 조항들로 이뤄져 있다.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상한을 기존 은행법 기준 10%(의결권 있는 주식은 4%)에서 34%로 높인 것이 핵심이다. 특례법은 입법절차를 거쳐 내년 1월 17일부터 시행된다.

◆ 네이버 “금융서비스는 네이버에 매우 중요”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과 관련해 다양한 시각에서 검토하고 있지만, 진출 여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인혁 네이버 비즈니스총괄 부사장은 전날 3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 콜(회의통화)에서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새로운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며 “새로운 환경에 맞춰서 네이버페이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것처럼 이용자와 소상공인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시각에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진출이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금융 서비스는 네이버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며 진출에 부정적이었던 이전과는 달리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최 부사장은 “3년 전 출시한 네이버페이는 이용자와 판매자를 더욱 편리하게 연결하고 미래에셋 CMA 증권 계좌 연동 등 금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는 가입자 수만 2000만명을 넘어섰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네이버의 IT플랫폼 부문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2분기 중 전자지급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는 하루 평균 363만건, 1174억원이 결제되면서 매 분기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나가고 있다.

◆ 인터넷은행 진출 여건은 충분히 마련

그간 법령상 비금융주력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주도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ICT 기업의 인터넷은행 진출을 망설이게 하는 주된 요인이었으나, 특례법까지 통과됐고 ‘포털업계의 공룡’인 네이버가 진출하지 못할 상황은 아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네이버가 금융업에 있어 완전 문외한인 상황도 아니고, 네이버페이도 간편결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하면서 “시중은행들까지 네이버페이와 협력한 금융상품도 만들고 있는 것 자체가 금융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인정받은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네이버뱅크가 현실화한다면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K뱅크(케이뱅크)와 중금리 대출에서는 맥을 함께 하고 그 외에 네이버가 잘하는 플랫폼 사업에서 차별화를 꾀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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