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드사 순이익 감소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
금융위 "내년 카드수수료 1조원 인하"...카드사 '전전긍긍'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6월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카드사 사장단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정부의 잇따른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에 카드사의 실적과 순이익도 먹구름이 지속되고 있다. 3분기 카드사의 실적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인 순이익 감소로 업계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 이익을 낸 카드사도 내달 발표되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논의 결과, 1조원 가량 내리는 방안이 제시 된 것으로 알려져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정을 통해 2015년 당시 가맹점 수수료 절감 추정액이었던 6700억원보다3000억원 가량 증가한 1조원을 목표치로 설정했다. 1조원 중 7000억원은 밴사 수수료 정률제 변경 등 기존 금융당국이 발표한 수수료 인하 대책이 내년에 시행됐을 때의 절감분이지만, 나머지 3000억원은 실제로 카드사들이 자체적으로 낮춰야 하는 수수료 규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은행계 카드사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신한카드가 3955억원, 하나카드는 801억원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49.3%, 17.7% 감소했다.

신한카드의 1~3분기 누적 순익이 크게 줄어든 건 지난해 1분기 실적에 2758억원의 일회성 환입금(대손충당금)이 반영됐던 탓으로 알려졌다. 다만 카드수수료 정책이 반영된 3분기 순익은 1136억원으로 전년 동기(1428억원) 대비 20.4%나 줄었다.

반면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올 1~3분기 순이익이 2455억원, 886억원으로 각각 5%, 9% 증가했다.

그러나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의 순이익 증가는 일회성 이익인 '캠코의 채권매각대금' 덕분으로 이를 제외하면 실적 개선 폭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 KB국민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769억원으로 전년 동기(804억원)보다 4.4% 줄었다. 캠코 채권 매각과 관련해 일회성 이익이 소멸된 영향도 있겠지만 수수료 인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우리카드도 캠코로 받은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올 1~3분기 순이익은 16억원 늘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카드 역시 3분기 순이익은 80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1% 감소했다. 영업수익률은 하락한 반면 금융·대손 비용은 증가한 탓이다.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연이은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이 수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정부가 올 7월부터 밴 수수료 산정체계를 개편해 편의점, 약국 등 소액다건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했고, 수수료 상한선도 2.5%에서 2.3%로 인하되면서 수익 감소 폭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했다.

앞서 지난 카드 수수료 개정연도였던 2015년에는 매출액 3억원 미만인 영세가맹점의 카드 수수료를 1.5%에서 0.8%로, 매출액 3억원 초과~5억원 미만인 중소가맹점의 카드 수수료를 2.0%에서 1.3%로 각 0.7% 포인트 인하했다. 내년 1월부터는 결제대행업체(PG)를 이용하는 매출 5억원 미만 영세·중소 온라인 판매업자와 개인택시사업자에도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2017년도부터 단행된 수수료 인하 정책들(영세중소가맹점 범위 확대, 수수료율 상한 인하) 올해 7월 적용된 밴사 수수료 정률제 전환 등과 2019년도 적용될 온라인 판매업자, 개인택시사업자 우대수수료율 적용 등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는 한계 상황에 도달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면 업계가 고사할지경이며 구조조정이나 회사 매각 등의 상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내년도 조달비용증가, 대출최고금리 인하 이슈 등 업계상황을 힘들게 하는 요인들만 있어 업계상황이 많이 걱정 된다”고 토로했다.

여신금융협회 윤종문 연구원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카드 고객 혜택 줄이지 않는 이상 카드사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며 “카드 회원 보호를 위해 카드 혜택을 일방적으로 줄이지 못하고 하고 있는데, 3년 카드 회원 의무 유지 기간 끝나면 장기적으로 해당 회원 혜택 줄이는 방식으로 마케팅비를 절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당장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카드 이용 감소로 경제적으로는 소비 진작 마이너스라는 역효과가 발생하고, 카드업계도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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