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입니다."

포스코가 스포츠 장애인·비인기 종목을 꾸준히 후원하며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입니다'라는 기업 대표 슬로건에 맞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0년 제작된 포스코의 기업 광고 문구이자 브랜드 슬로건이다. 일반인들이 포스코를 직접 보고 느끼지는 못하지만, 밝은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포스코의 철강이 언제나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전까지 포스코는 대표적인 B2B(Business to Business·기업과 기업간 거래) 기업이라는 한계와 주요 사업인 '철강'에 대한 보수적인 이미지로 일반인들에게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하지만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인다"라는 광고 문구 하나로 언제나 국민과 함께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며 '친숙한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었다. 

실제로 포스코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국민과 스킨십하고 있는데 스포츠 종목 후원 역시 이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한국 프로 스포츠를 대표하는 K리그(포항, 전남 구단 운영)는 물론이거니와 대중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비인기 스포츠와 장애인 종목의 후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보통 스포츠 후원의 경우 인기 종목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포스코의 장애인·비인기 종목 지원은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인다"라는 기업 슬로건과 맞아 떨어져 의미를 더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후원을 통한 경제적 이익보다)비인기, 장애인 종목에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주질 원하는 마음으로 후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포스코배'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회 개최, 사상 첫 한국형 썰매 제작 지원,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 다큐멘터리 영화 지원 등 후원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 장애인·비인기 동계 종목 후원…'빙판 위 메시'·'아이언맨' 배출

포스코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파트너사로 고유의 사업영역인 철강사업을 통해 세계 스포츠인의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을 펼쳤다. 

포스코는 성공적인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2016년 4월 평창동계올림픽 후원협약을 맺고 평창올림픽 철강부문 공식 파트너사가 됐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개최되는 패럴림픽(장애인동계올림픽)의 장애인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을 함께 후원하고 있다. 포스코는 2016년부터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를 공식 후원해오고 있다.

포스코가 후원하는 장애인 썰매하키 국가대표팀 소속 정승환은 국제장애인올림픽협회(IPC)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장애인아이스하키 선수로 선정돼 '빙판 위의 메시'로 불리고 있으며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국가대표 선수단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아낌없이 후원했다. 특히 스켈레톤, 봅슬레이, 장애인아이스하키 종목과 같은 비인기, 장애인 종목을 후원해 온 것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대회에서 빛을 발했다. 

국가대표 선수단은 스켈레톤(윤성빈), 봅슬레이(남자 4인승), 장애인아이스하키 종목에서 각각 금, 은, 동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 동계동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금빛 레이스를 펼친 '아이언맨' 윤성빈의 성과 뒤에 포스코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던 셈이다. 포스코는 지난 3월29일 선수단에 감사의 의미로 격려금 총 4억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장애인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은 지난 2017년 4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기도 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지녔음에도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비인기 종목이다. 더구나 장애인 종목에 관심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장애인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에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후원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포스코는 '포스코배'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회 개최, 최초의 한국형 썰매 제작 지원, 장애인아이스하키 선수들의 노력과 행복을 소재로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 시사회 지원 등 후원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TV광고에도 '빙판위의 메시'라 불리는 정승환을 출연시켜 올림픽뿐만 아니라 패럴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포스코켐텍 여자 탁구단 소속인 전지희(왼쪽)와 유은총은 지난 5월 27년 만에 구성된 남북 단일팀에 합류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3위)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사진=연합뉴스

◆ 체조·탁구·바둑 등에도 꾸준히 후원 

포스코는 동계올림픽 종목뿐 아니라 체조, 탁구, 바둑 등에도 아낌없는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체조에서 포스코의 기여는 괄목할 만하다. 1985년 포스코(당시 포항제철)가 대한체조협회의 후원사를 맡으면서 한국체조는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포스코건설은 1995년부터 후원사를 이어받았고, 2004년 10월에는 체조팀을 창단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 체조는 포스코의 후원이 시작된 이후 국제 무대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체조 강국으로 발전하고 있다. 

1998년 서울올림픽 남자 기계체조에서 박종훈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선 여홍철이 은메달 그리고 2012 런던대회에선 양학선이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체조 대표팀은 포스코의 후원 이후  올림픽에서 총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4개 등 모두 9개의 메달을 따냈다.  

포스코에너지는 2011년 3월 비인기 스포츠 육성을 위해 여자 탁구단을 창단했다.

회사의 든든한 지원 속에 여자 탁구단은 출범 첫해부터 실업탁구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창단 3개월 만에 열린 국내 메이저대회인 전국남녀종별 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을 이뤄낸 것이다. 이후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및 국제경기 참가지원, 꾸준한 우수 선수 영입을 통해 포스코에너지는 창단이래 매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배출해 왔다.

전지희는 회사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수많은 국내외 대회 우승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동메달, 2017년 타이베이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3관왕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전지희와 유은총은 지난 5월 27년 만에 구성된 남북 단일팀에 합류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이(3위)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포스코는 바둑에도 지원의 손을 뻗었다. 

포스코켐텍은 바둑에 대한 국민의 의식을 제고하고 건전한 바둑문화를 전파하는 동시에 국내 바둑계 발전에 기여하고자 2010년 3월 남자 바둑팀을 창단했다. 또한 2015년 1월에는 여자바둑팀을 창단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녀 프로바둑팀을 함께 보유한 팀이 됐다.

포스코켐텍 측은 "한국 바둑이 비인기 종목으로 여겨지며 바둑 강국의 명성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바둑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자 지속적으로 바둑을 후원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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