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MC사업본부, 14분기 연속 적자…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2조6331억원
구광모, 사업보고회서 MC사업 해법 찾을까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LG전자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스(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가 1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아킬레스건이 되는 모양새다. 게다가 새로 출시한 프리미엄폰 ‘V40 씽큐’(ThinQ)는 ‘아이폰XS 시리즈’라는 암초를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MC부문, 3Q 누적 손실 2조6331억원…매출 10조 벽 흔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MC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1463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 무려 14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그간 영업손실을 다 합치면 2조6331억원이다.

증권가는 올해 MC 사업본부가 약 584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2016년(-1조2181억원), 지난해(-7172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폭을 줄여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 10조원’ 벽마저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MC사업본부 3분기 매출은 2조41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8077억원) 대비 24% 줄었다. 전 분기(2조723억원)와 비교하면 2% 감소했다. 누적 매출은 6조3000억원 수준으로 4분기 4조원가량의 외형성장을 기록해야 한다.

문제는 4분기 드라마틱한 반전을 만들어야 할 플래그십 스마트폰 ‘V40 씽큐’가 애플의 공세에 막혀 힘을 못 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XS 시리즈. /연합뉴스

◆V40 씽큐, 아이폰XS 시리즈 공세에 ‘침울’ 

현재 V40 씽큐는 전작(V30)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반면 지난 26일부터 사전 예약을 받고 있는 ‘아이폰 신작 시리즈’(XS, XS맥스)는 초고가 판매 정책에도 불구하고 순항 중이다. KT에서는 사전 예약 첫날 10분 만에 3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구체적인 예약 판매 수치를 밝히지 않지만, 전작 ‘아이폰X’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 모델의 사전예약 판매대수는 약 30만대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중가 모델 라인업 강화 전략도 경쟁사들의 잇단 신형 출시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선 삼성전자는 V40 씽큐 출시 전날(23일)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갤럭시A7을 내놨다. 다음 달 후면 쿼드(4개) 카메라를 탑재한 갤럭시A9 신제품도 출시한다. 샤오미 역시 11월 40만원대에 프리미엄 성능을 자랑하는 포코폰 F1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제이 마니 포코 글로벌 제품 총괄(왼쪽부터)과 왕샹 샤오미 글로벌 확장 담당 부문장, 정승희 지모비코리아 대표가 샤오미 플래그십 스마트폰 '포코폰 F1'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LG전자 스마트폰, 中 스마트폰 점유율 0%대 허덕

해외 시장도 쉽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조사 결과, 스마트폰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3%의 점유율(공장 출하량 기준)을 기록, 샤오미(27%) 밀린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1% 아래로 떨어졌다. LG전자 역시 이 시장에서 0%대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철수설’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휴대폰 7월 수출이 19억40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 대비 16%나 줄었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만 놓고 보면 6억6000만달러로 무려 40.5%나 감소하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날부터 '사업보고회'를 주재한다. /연합뉴스
 

 

◆구광모, MC사업본부 해법 찾을까…연말인사 주목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계의 이목은 이날부터 진행되는 ‘사업보고회’에 쏠린다. 이후 진행되는 ‘연말 인사’에 따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의 자리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취임 후 처음 단행하는 인사인 만큼, 실적 등을 고려해 6명인 부회장단(권영수 ㈜LG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조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중 일부를 교체할 것이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고(故) 구본무 회장도 취임과 동시에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한 전례가 있다.

아울러 사업보고회에서 MC사업본부의 반등을 위한 전략을 찾을 수 있는지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이통사 관계자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10대 판매 기준 아이폰XS 사전예약 신청이 7대라면 V40은 3대 판매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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