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인정 기자] 스포츠는 과학이다. 지금 이 말은 ‘스포츠는 융합기술’이라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 됐다. 최근 스포츠는 그야말로 첨단IT 과학의 종합체다. 스포츠 장비와 선수가 IT와 결합해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 스포츠 IT의 발전하면서 스포노믹스의 내용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경기를 유치하는 것을 넘어 첨단 IT기술을 접목해 경기의 질을 높이고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세계 주요 선진국과 도시, 그리고 기업들이 이러한 스포노믹스의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스포츠 산업이 IT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축구 경기. 사진=연합뉴스

◆ IT 스포노믹스에 사활 건 세계

스포츠가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하면서 이 분야의 IT에 대한 니즈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 주요 스포츠 선진국들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경기력 향상과 생활체육 등 다양한 분양에서 IT를 접목하고 있다.

프로스포츠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 가운데 가장 수익성이 좋은 분야 중 하나로, IT 도입과 활용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글로벌 프로스포츠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50억달러(한화 약 165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가운데 NFL(미식축구), MLB(메이저리그, 야구), NBA(농구), NHL(아이스하키) 등 북미 4대 프로스포츠 및 EPL(프리미어리그, 영국), 분데스리가(독일), LFP(프리메라리가, 스페인), 세리에아(이탈리아), 리그앙(프랑스) 등 유럽 프로축구가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국의 스포츠 산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아 게임을 계기로 확대일로를 걷게 됐다. 여기에 IT기술까지 접목된 스포츠 산업은 기업들이 사활을 건 경쟁시장이 됐다. 

대한무역공사가 밝힌 중국 스마트 스포츠 장비의 시장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중국의 2015년 스포츠 및 연관 산업 총 규모는 1조8000억위안(약294조) 에 달했으며, 4734억위안(약77조344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동기대비 17.3%가 성장했다.

이는 중국의 최근 스포츠 산업이 최근 10년 동안 끊임없는 확장을 거듭했으며 동시에 빠른 성장을 유지한 결과다.

중국은 2014년 10월 국무원은 제46호 ‘스포츠산업 발전 가속화 및 스포츠 소비 촉진에 관한 건의안’을 발표했고, 2025년까지 총규모 5조위안(약816조원) 이상 달성의 목표를 밝혔다. 

과거 10년간 중국 스포츠용품 기업들은 판매처를 확장하고 고성장을 거듭했다. 스포츠용품 기업들은 한 차례 닥친 침체기를 겪은 후 현재 영업관리와 브랜드경영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제 ‘빅데이터,’ ‘스마트화’ 같은 용어는 점점 스포츠 장비와 많은 연관성을 갖게 됐고 전자기기의 스마트화는 스포츠용품의 스마트화에 발판을 제공했다. 그 영향으로 스마트밴드, 스마트워치 등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배경 아래 스포츠 장비의 스마트화는 다시 한 번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스포츠 산업의 IT기술...영상기술에서부터 센서까지

타고난 체격 조건과 운동 기술이 경기 결과를 결정짓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프로 스포츠가 IT기술과 접목되면서 운동 능력과 기술은 눈에 띄게 향상됐다. 스포츠 산업 속 IT기술을 들여다본다.

# 영상 기술

다양한 스포츠에서 경기 내에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비디오 분석과 판독을 하고 있다. 기록을 중심으로 판정을 하는 육상, 구기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주관적인 판단을 하는 체조, 야구 등에서도 영상 기술을 도입했다.

영상 기술은 경기 후 선수들의 활동을 분석해 훈련에 반영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스포츠 이벤트와 더불어 가상현실을 접목해 실감형 스포츠 콘텐츠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가상현실 산업현황과 전망’에 따르면 가상현실의 스포츠 관련 산업의 규모는 GDP 대비 3%에 해당한다. 2011년 세계시장은 2조1천억달러(약2392조원)이고 국내 시장은 408억달러(약46조원)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실감형 스포츠 콘텐츠 산업인 골프존, 야구존, 그리고 사격 및 양궁장 등의 산업은 최근에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 이동식 센서

스포츠는 선수가 움직이는 부분을 기록해 움직임을 수치화 하면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장거리 육상 선수나 사이클 선수의 구간별 기록 및 심박수, 펜싱선수의 순간 움직임 등 기록과 신체 움직임과의 상관관계를 위해 이동식 센서는 매우 유용한 IT기술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의 특성에 따라 웨어러블 형태로 제공되면서 기업들이 생활체육에 적용해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 HLIFEINFO

웨어러블 장치는 착용하는 옷처럼 입는 전자기기를 말한다. 단순히 액세서리처럼 전자기기를 몸에 착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신체의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사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전자기기를 의미한다. 

현 시점에서 향후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을 차세대 모바일 기술로 인식돼, 구글, 애플, 삼성전자 등 IT 기업뿐만 아니라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포츠용품 업체들도 속속들이 제품을 발표하고 있다. 

최근 개발된 테스크 라켓의 경우 라켓을 내리꽂는 힘이나 방향 등을 수치화해 데이터를 제공해 일반인들도 다양한 스마트 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

# 데이터 분석

스포츠 산업에서 다루는 데이터의 중요성은 핵심이다. 데이터는 이젠 엘리트 스포츠 영역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가 됐다. 

스포츠 기록 분석 통계 서비스는 축구, 야구, 배구, 등 스포츠 전 분야에 걸쳐 경기 중 발생한 기록, 점수, 개인이력 등에 관한 통계를 분석해, 경기 정보, 경기 판정, 경기력 향상 등에 활용되도록 제공되는 서비스를 말한다. 객관화 되고, 체계화된 분석 데이터는 정보 서비스 및 경기력 향상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과거에는 코치가 매순간마다 경기를 기록했다. 여기에 턱없이 부족한 데이터 양도 문제였다. 이제는 미세한 데이터까지 수집할 수 있고 분석이 가능해 팀과 선수들은 자신들의 기록의 의미를 알아낼 수 있게 됐다. 미국의 미식축구, 야구, 농구에서는 구단들이 금융 업계를 능가하는 데이터 분석 팀을 운영할 정도로 스포츠에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너도 나도 IT스포츠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

전문 선수들을 위한 IT장비와 기술이 그 자체로 대중에게 보급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들은 IT 융합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첨단 IT기술이 스포츠 경기를 향상 시키면 그것이 곧 관중의 관심과 유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스페인 프로축구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코치는 구글 글라스를 쓰고 경기에 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구글 글라스를 통해 30초마다 무선으로 전송되는 경기 분석 데이터를 분석해 공격과 수비 전술에 반영한다.  공 점유율, 패스 성공률, 패스 유형, 득점, 슈팅 등의 정보가 모두 그의 눈을 통해 장악된다. 전술 수정과 선수가 모두 이 정보를 기초로 이뤄진다.  

국내의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에서도 스타비스(STABIS)라는 이름의 전력 분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선수 개인의 투구 타격 분석뿐만 아니라 상대팀 선수의 구질, 타격, 수비, 주루 특성, 선수 정보 등이 모두 데이터로 저장되어 분석할 수 있다. 타격의 스윙 각도나 디딤 발의 위치, 스윙 궤적도 분석해 적절한 타격폼을 제공한다. 또한 NC다이노스는 선수단에 아이패드를 지급하여 D-Locker이라는 전력 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선수 스스로 전력 분석에 참여하도록 가이드 하고 있다.

글로벌 회사인 아디다스는 축구공의 움직임을 분석해주는 마이코치 스마트볼(miCoach Smart Ball)을 출시했다. 마이코치 스마트볼은 공 안에 센서가 들어가 있어 공을 찰 때 공의 속도를 기록해주고 스마트 디바이스와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이동식 센서는 공의 스피드, 스핀, 궤적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서 어느 부위를 강하게 찼는지 스핀 양과 어떤 곡선을 그리면서 날아갔는지 분석한다.

IT와 스포츠가 접목되면서 시뮬레이션 스포츠의 경우만 지난해 5조원대로 시장으로 커졌다. 주요 스포츠 도시나 지자체도 기존 시설에 IT를 접목해 관람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길세기 한국스포츠정책 과학원 책임연구원은 "최근에는 관람객의 개인 IT기계와 스포츠 시설이 연동되는 시스템이 도입이기도 했다"며 "IT기술이 스포츠 경기를 더 입체적으로 즐기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길 연구원은 이어 "IT 스포츠 산업이 발전을 거듭하는 만큼 안전규제는 강화하고 그 절차는 간소화 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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