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수수료 ‘제로’ 서울페이까지 등장
신용공여 기능 없는 서울페이 카드사 영향 제한적일 것
서울 시청 외벽에 붙은 '서울페이' 광고. / 사진=서울시청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간편결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폰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여러형태의 간편결제 '페이'가 소비 생활 깊숙히 파고 들고 있어서다. 서울시도 소상공인 부담 완화 일환으로 수수료 '0'인 '서울페이(제로페이)‘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광역·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간 페이 수수료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 등으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카드사들 역시 유통사·플랫폼 사와 결합한 간편결제 ‘페이’서비스에  이미 나섰다. 스마트폰으로 간편결제가 가능한 QR코드 결제도 카드 대체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간편결제 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카드사입장에서 다양한 결제수단을 제공, 소비자 편의성과 유인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QR코드는 NFC 등 다른 수단보다 가맹점 확보가 쉽고 이미 카카오페이 등이 성과를 내고 있다. 카드사의QR코드를 비롯한 간편결제 서비스는 수수료는 있지만 신용공여 기능으로 소비자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상황이다. 

페이 한번 써보니..."카드가 불편해져"   

페이란 핀테크(첨단기술을 접목한 금융 서비스)를 활용한 간단한 방식으로 결제를 지원하는 간편결제 시스템의 일종으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페이코’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2018년 2분기 중 전자지급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실적(이하 일평균)은 362만7000건으로 전분기보다 26.0% 증가했고, 이용금액은 1174억2000만 원으로 전분기 대비 17.4% 늘었다.

간편결제는 온·오프라인 상거래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결제하는 전자 결제 서비스 장점을 가지고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이 폐지된 지난 2015년 3월 이후 등장했다.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기기에 저장된 생체 정보 및 신용 카드 정보 등을 이용하여 바로 결제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인증 수단이 필요치 않다. 이 같은 편리함으로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결제 방식도 지문·홍채·손바닥 정맥 등 생체 정보를 이용한 생체 인식, QR코드, 근거리 무선 통신(NFC), 마그네틱 안전 전송(MST), 일회용 가상 카드번호를 활용하는 앱 카드 결제 방식 등 다양해 보안에도 기존 카드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수료 ‘제로’ 서울페이까지 등장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제로’ 결제 서비스, 일명 ‘서울페이(제로페이)’가 12월부터 시범 도입 후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행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는 그동안 민·관 TF를 통해 제로페이 도입을 추진해 왔다. 지난 29일부터는 ‘결제수수료 0%’ 구현 시범 실시를 위한 공동가맹점 모집에 들어갔다.

서울페이 거래 구조도. /자료=서울시 홈페이지

서울페이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결제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 서울시, 은행, 민간 간편 결제 사업자가 함께 협력해 도입하는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이다. 판매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는 앱투앱 결제 방식으로 기존의 카드사, 밴(VAN)사, 전자지급결제대행사의 중간 결제 업체의 개입을 최소화해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발생 요인을 낮췄다. 은행이 소비자의 계좌에서 판매자의 계좌로 현금을 이체하는 계좌이체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소비자는 지갑을 열지 않아도, 잔돈을 주고받지 않아도 된다. 판매자는 결제 금액이 계좌로 입금되므로 현금 유동성이 확보되어 후정산 시 발생하던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서울페이 결제 과정. / 자료=서울시 홈페이지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 간편결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고 카메라로 매장 내 QR코드를 찍으면 결제할 금액이 뜨고 비밀번호나 지문인식 등으로 인증하면 결제되는 방식이다. 반대로 앱을 실행하고 고유 QR코드를 띄운 후 매장 전용 리더기로 인식시켜도 결제를 할 수 있다. 2018년도에 운영되는 시범 사업은 일부 매장에서 리더기 방식이 이용가능하며 다른 가맹점은 내년 상반기 이후 사용 가능하다.

◆'서울페이' 출현, 페이시장 교란 가능성은

서울페이의 강점은 우선 제로나 다름없는 수수료 부담이다. 소상공인 가맹점의 결제수수료는 ▲전년도 매출액 8억 원 이하 0% ▲8억~12억 원 0.3% ▲12억 원 초과 0.5%다. 그 외 일반 가맹점도 신용카드 수수료율 0.8~2.3% 보다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는 소득공제 40% 적용받을 수 있고 공영 주차장이나 문화시설 등 공공시설 이용 시 요금 할인도 주어질 예정이다.

반면, 신용카드에 익숙한 사용자들에게 서울페이가 단기간에 시장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진 미지수다. 지난 9월 발표된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실의 ‘간편결제 확대가 신용카드사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페이(앱투앱)는 정부의 정책적 육성의지와 가맹점 수수료가 낮은 이점이 있으나 할부·포인트 등의 소비자 혜택 면에서는 신용카드가 훨씬 유리했다. 여기에 서울페이(앱투앱)은 계좌이체(충전)방식으로 카드 결제의 신용공여 기능이 없는 점도 카드 선호도에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제로페이TF는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여신 기능이 필요하다는 소상공인의 요구를 반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금액이나 도입여부가 확정된 건 아니다.

윤종문 여신금융협회 연구위원은 “서울페이 도입으로 인한 카드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적으로 세금 지원 활성화 효과는 나타날 수 있지만 소득공제도 그리 높지 않고, 근본적으로 수수료 수익이 크지 않은 이상 가맹점 확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용 기능이 없어 체크카드나 현금 시장과 경쟁 가능성이 크고, 혜택도 카드사 보다 적어 신용카드보다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선 이미 간편결제 바람

중국에서는 백화점에서 길거리 노점상까지 거의 모든 곳에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다고 한다. 식당이나 마트 등에서 현금이나 신용카드보다 휴대폰으로 QR코드 결제를 하는 게 보편화됐다. 신용에 기반한 금융 서비스가 발달하지 않은 중국에서 핀테크 사업이 발전하면서 바로 모바일 간편 결제 시스템이 자리 잡았고, 시장 규모는 올 들어서만 총 166조 위안으로 원화로는 3경원에 달할 전망이다. 막대한 이용자 수, 기술과 제도 혁신이 맞물려 핀테크 산업이 급격하게 활성화 된 것이다.

현금 직불의 계좌 이체 결제 방식이라 결제 수수료가 0~1% 미만이다. 중국의 QR 간편 결제 서비스는 일본, 홍콩, 유럽 등 해외에까지 확장 중이다. 우리나라도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면세점, 백화점이나 주요 관광지 상점에서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QR코드를 흔히 볼 수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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