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파크에서는 구장 곳곳에 설치된 공기질 측정기를 기반으로 미세먼지 수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한스경제=팽동현 기자] 한국프로야구(KBO)의 막내 구단인 KT 위즈가 올해 드디어 꼴찌를 벗어났다. 비록 한 계단 오른 9위이지만, 4년 동안 ‘탈꼴찌’를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의미 있는 성적이다. 이 작지만 큰 성과는 ICT 기반 스포츠 마케팅으로 다져온 기반과 더불어 구단의 앞날을 기대하게 한다.

KT는 지난 2013년 프로야구단 창단과 함께 스포츠 전문기업 ‘KT스포츠’를 설립, 스포츠 운영과 마케팅의 전문화를 꾀하고 있다. KT스포츠에서는 현재 프로야구단 ‘KT 위즈’, 프로농구단 ‘KT 소닉붐’, e스포츠팀 ‘KT 롤스터’, KT 사격선수단, KT 하키선수단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KT가 2001년부터 지속하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팀 후원 또한 맡고 있다.

특히, KT의 ICT 역량을 스포츠 분야 서비스에 녹여 팬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펼쳐 구단의 수익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동통신 관련 기술은 물론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 최신 IT트렌드까지 접목시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빅테인먼트’로 팬들에 다가서는 KT 위즈

KT 위즈가 창단된 2013년은 국내 IT분야에서도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국내 스포츠구단에서 데이터 활용은 선수단의 기록 분석 위주였고, 운영관리나 마케팅 측면에서의 접근은 아직 미약한 단계였다. 이에 KT 위즈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사례 등을 벤치마킹, 빅데이터 활용에 앞장섰다.

KT스포츠의 설명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홈구장 전 좌석의 90% 이상을 시즌권으로 판매하며, 시즌권자 대상으로 멤버십과 CRM(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을 운영한다. 시즌권자가 경기를 관람하지 못하는 경우 해당 티켓을 구단에서 매입하거나 재판매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재구매와 이탈 방지를 유도한다.

반면 KT 위즈 창단 당시 국내 구단들은 소수의 유료회원을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KT 위즈는 야구, ICT,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을 뜻하는 ‘빅테인먼트(BICTainment)’를 슬로건 삼아, 구단 공식 앱 ‘위즈앱(Wizzap)’을 중심으로 편의서비스, 멤버십, CRM 등을 포함한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했다. 회원정책 기반으로 고객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고, 사전 예측된 관중 수를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인 관리 및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위즈앱’은 ▲티켓 예매와 동시에 발권하고 전용 게이트로 입장 가능한 ‘스마트티켓’ ▲구장 내 식음료 등 매장상품을 예약 또는 주문하고 관람석으로 배달받을 수 있는 ‘스마트오더’ ▲구단의 전 경기를 실시간 중계하고 선수들의 상세기록도 알려주는 ‘실시간중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KT 위즈는 이 앱을 기반으로 10만 회원의 10회 참관을 이끌어내어 100만 관중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ICT로 차별화된 스포츠 마케팅 추진

KT 위즈가 홈구장 위즈파크를 찾는 팬들을 위해 ICT를 접목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세먼지 측정·저감 서비스 ‘기가IoT에어맵(GiGAIoT Air Map)’을 꼽을 수 있다. 야구장 곳곳에 설치된 공기질 측정기가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수치를 감지해 구장 전광판과 ‘위즈앱’을 통해 알려준다. 미세먼지 ‘나쁨’으로 예보된 날에는 경기에 앞서 10분간 드론과 스프링클러로 인공강우를 살포, 팬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돕는다.

KT 위즈는 한때 소홀하다는 지적도 받았던 지역밀착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연고지 명사 100여명을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등 수원·경기지역 대표구단으로 거듭나고자 힘쓰고 있다. 워터슬라이드, 워터캐논, 인공강우기, 고압살수포 등이 동원돼 한여름 야구경기도 시원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워터페스티벌’은 KT 위즈파크만의 차별화된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한편 KT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스마트경기장 구축사업’을 수주, 위즈파크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향후에는 KT의 5G 기술력 기반의 실감형 미디어 서비스로 보다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영상을 모바일로 제공하고, 고객지향 통합 마케팅 플랫폼을 구축해 보다 고도화된 운영관리 및 실시간 마케팅을 구현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KT가 추구하는 스포츠 마케팅은 KT의 혁신기술을 스포츠에 접목해 국민들에게는 새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관람문화를 만들어주고, 선수들에게는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세상을 바꾸는 국민기업 KT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팽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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