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현빈이 영화 ‘창궐’(25일 개봉)을 통해 또 한 번 액션 연기를 펼쳤다. 지난 해 초 개봉한 ‘공조’에서 날 선 현대판 액션을 보여준 그가 ‘창궐’에서는 검 무술을 완벽히 소화했다. 도포를 입고 검을 휘두르는 액션신은 현빈의 어마어마한 연습량을 짐작케 한다. 조선판 좀비인 ‘야귀(夜鬼)’를 무찌르고 나라를 구하는 왕자 이청 역을 맡아 또 한 번 ‘멋진’ 캐릭터를 연기했다. 현빈은 “여러 사람들과 상황들을 맞닥뜨리며 점점 변해가는 이청의 모습이 담기길 바랐다”고 말했다.

- ‘협상’ 개봉 한 달 만에 ‘창궐’로 관객 앞에 서게 됐다.

“배우로서 다양한 것들을 보여드리는 게 옳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내 나름대로 작품마다 변화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좋게 보시면 안 지루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또 현빈?’이라며 지겨워하실 것 같기도 하다. 나도 고민이다. 사실 개봉 시기를 내가 잡는 건 아니라 이렇게 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

- ‘공조’(2017년)를 함께한 김성훈 감독과 두 번째 작업이다. ‘창궐’은 어떤 점이 끌렸나.

“새로운 것들을 보여드릴 게 많았다. 크리쳐물이라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이청 캐릭터가 변화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도 매력적이었다. 함께 작품을 해 본 감독님이기에 작업하기도 수월했다. ‘공조’나 ‘창궐’이나 모두 오락영화인데 감독님 성형과도 잘 맞는다.”

-왕위만 지키려는 무능한 왕(김의성)과 나라를 구하려는 민초들의 모습은 정치적으로도 묵직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데.

“이 영화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연기한 건 아니다. 오히려 이청보다 박종사관(조우진)이 더 주제를 갖고 있는 캐릭터다. 영화 제작 시기가 그렇다보니 아마 감독님도 그런 이야기를 전달하셨을 것 같다. 하지만 이청은 단순히 누군가를 도와주다보니 그 입장이 된 것이다.

-절친한 장동건과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늘 언젠가 한 번 함께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사적인 친밀감을 떠나 어렸을 때부터 TV에서 장동건 선배를 보고 자란 세대라 카메라 앞에 같이 선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이게 현대물이었으면 또 어떤 느낌이었을지 모르겠다. 원래 친한 배우와 연기를 하면 서먹서먹한 배우와 연기를 하는 것과 달리 장점이 더 많다. 소통도 훨씬 잘 된다. 또 장동건 선배는 경험과 연륜에서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화면을 꽉 채우는 힘이 있었다.”

-사실 국내 최신 좀비물 중에는 ‘부산행’ 외에 흥행작을 찾을 수 없다. ‘창궐’만의 흥행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감히 ‘부산행’과 ‘창궐’을 비교해도 될지 모르지만 두 영화는 액션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공조’ 때 액션을 한 뒤라 그런지 더 욕심내고 싶은 지점들이 이번 영화에서 생겼다. 내 생각보다 액션이 더 잘 나왔다. 또 스케일도 훨씬 크게 담긴 것 같아 만족한다. 캐릭터들 역시 각자의 개성이 있고 강하다고 느꼈다.”

-2014년부터 쭉 영화 5편을 연달아 찍었다. 영화에 대한 갈증이 컸나.

“장르를 나눠서 대본을 본 건 아니다. 하다 보니 이렇게 영화를 찍게 된 것 같다. 영화와 드라마의 연기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다. 연극과 영화를 비교한 적은 있다. 연극과 영화는 기술적으로나 전체적인 장면이 다르기도 하다. 연극을 하고(중앙대 연극영화학과 출신) 연예계 데뷔를 하게 됐는데 아직도 연극무대에 대한 갈망은 남아있다. 한 번쯤 연극무대에 다시 서고 싶긴 한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점점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많은 배우들이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는 등 대중과 친밀감을 형성한다. 예능프로그램에 나오고 싶은 생각은 없나.

“내 이미지상 친근함이 없는 것 같다. 물론 이런 걸 해소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회사와 나눈 적은 있다. 하지만 ‘작품이 아닌 다른 데서 친근함을 어필하는 게 맞을까?’에 대한 정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 작품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걸 남겨놓는 게 내 성향 상 맞는 것 같다. 나도 나를 계속 찾아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웃음)”

사진=NEW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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