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하나금융 “올해, 디지털 전환의 원년”

[인천=김서연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30일 “현재 1800명 정도인 그룹 IT 인력을 향후 3500명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오후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하나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에서 열린 '디지털 비전 선포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언급했다.

김 회장은 선포식에서 미래에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객 중심의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설정했다. 단순히 금융소비자만을 대하는 금융사가 아닌, 정보회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모든 임직원들이 실천할 ‘디지털 컬처 코드 (Digital Culture Code)’도 선포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 김 회장 “IT 분야를 누구나 만질 수 있어야 한다”

김 회장은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가 되기 위해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생활 속 불편을 해소하는 생활금융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것과 글로벌 네트워크에서의 디지털을 키우는 것, 새로운 수익원 창출과 채널 전환을 통해 디지털 채널 비중을 전체 40%까지 확대할 것을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국내 금융권 최초로 인적·물적 IT인프라를 통합한 그룹통합데이터센터를 청라에 구축했다. KEB하나은행을 포함한 관계사의 모든 정보·전산 시스템을 한 곳에 집결했다. 통합 데이터센터는 그룹종합상황실을 3개를 운영하고 있다. 10명의 화이트해커를 고용해 해킹에도 대비를 하고 있다. 그룹 IT 전문 자회사가 구축부터 운영까지 총괄한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IT 인프라 집중을 통해 그룹 IT 수준을 상향 평준화했고 비용도 줄였다.

하나금융은 "센터 구축을 통해 유연하고 효율적인 데이터의 관리 및 활용이 가능해졌다"며 "그룹 IT 인력 간 교류 활성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추후에는 IT와 (은행원) 현업이 구분이 되지 않는다”며 “IT 분야를 누구나 만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구의 70%는 물이지만 그 중 마실 수 있는 물이 1%에 불과하듯이 2페타바이트 정도 되는 방대한 데이터 중에도 쓸 수 있는 데이터를 추리는 '데이터 클렌징'(Data Cleansing)이 필요하다”며 “그간 금융사는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이제는 이를 통해 어떤 데이터를 확보하느냐의 게임이 됐다”고 판단했다.

이날 김 회장은 오랜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간 김 회장이 이 같은 큰 외부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라 관심이 쏠렸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회장님이 직접 기자들과 센터 투어까지 하시며 일일이 챙기셨다는 것 자체가 디지털 전환으로 무게가 쏠렸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30일 오후 인천 청라 소재 하나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에서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 왼쪽에서 일곱번째)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사진 왼쪽에서 여섯번째),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사진 왼쪽에서 여덟번째),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사진 왼쪽에서 다섯번째),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사진 왼쪽에서 아홉번째) 등 하나금융그룹 관계사 CEO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 한준성 부행장 “데이터 확보가 곧 경쟁력”

김 회장뿐만 아니라 임직원 모두 데이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부행장은 데이터 확보가 향후 금융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부행장은 “‘도전 365 적금’으로 은행은 고객의 걸음 수라는 데이터가 쌓인다”며 “이는 나중에 등산업체 등과 제휴를 할 수도 있으니 고객의 데이터를 좋은 쪽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된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걸음 수만으로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도전 365 적금’을 출시했다. 복잡한 거래조건 없이 오직 걸음 수 누적량에 따라 우대금리를 얹어준다.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지 않은 금융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한 달 만에 3만개가 넘게 팔려나갔다.

한 부행장은 “로보 어드바이저 ‘하이 로보(HAI Robo)’의 2.0 버전을 곧 출시할 것”이라면서 “이를 모듈화시켜 나중에는 냉장고, 자동차 등에 탑재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을 생각 중이다”고 덧붙였다.

◆ 하나금융, 디지털 강화에 무게 둔 조직개편 실시

하나금융은 선포식에 앞서 올해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원년으로 삼고 디지털 강화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KEB하나은행은 은행 내 특임조직 ‘디지털 랩’(Digital Lab)을 만들어 영업, 채널, 상품, 시스템, 조직, 기업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데이터전략부를 신설하고, 기존 업무프로세스혁신부는 본부로 격상했다. 자산관리(WM) 부문은 전문화·대중화를 위해 사업단에서 웰리빙그룹으로 격상했다.

지난해 12월 하나금융티아이 산하에 설립한 ‘디티 랩’(DT Lab)은 ‘하나금융융합기술원’으로 확대 개편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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