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완벽한 타인’(10월 31일 개봉)은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지’를 원작으로 한국 정서에 맞게 새롭게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영화는 ‘핸드폰 잠금 해제 게임’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블랙코미디 장르를 더했다. 친구보다 핸드폰과 더 친하고, SNS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의 자화상 같은 상황들이 화면을 꽉 채우며 공감을 자아낸다.

‘완벽한 타인’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네 친구가 커플 모임에서 만나 서로의 핸드폰을 강제 공개하며 벌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유쾌하면서도 씁쓸하게 담아낸다.

저녁 식사에 모인 네 친구 태수(유해진), 석호(조진웅), 준모(이서진), 영배(윤경호)는 강원도 속초에서 나고 자란 죽마고우다. 모임 장소는 잘 나가는 성형외과 의사 석호의 집으로, 석호의 아내 예진(김지수) 역시 정신과 의사다.

오랜만에 석호의 집에서 만난 친구들은 옛 추억을 돌아보며 웃음꽃을 피운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예진의 제안으로 핸드폰 잠금 해제 게임을 시작하며 묘한 긴장감이 돈다. 태수, 석호, 준모, 영배와 예진, 태수 아내 수현(염정아), 준모 아내 세경(송하윤)까지 7명이 식탁에 둘러앉아 핸드폰에 담긴 비밀을 공개한다.

영화 '완벽한 타인' 리뷰

친구들과 부부 사이에서도 몰랐던 각 개인의 비밀들이 하나 둘씩 밝혀지며 때론 웃음을, 때론 분노를 자아낸다. 누구에게도 말 못했던 성적 취향과 전 연인의 전화, 현재 진행형 중인 불륜까지 속속 드러나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극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캐릭터들 간의 관계 변화를 보는 재미가 있다. 남 부럽지 않은 잉꼬부부인 준모와 세경이 이 게임으로 인해 갈등하고, 순종적인 아내 수현이 태수에게 일침을 가하는 등 상황과 캐릭터의 변화는 긴장감과 웃음을 준다. 또 수현이 의사 친구인 예진을 질투해 뒷담화를 한 사실이 들통 나는 장면은 겉과 속이 다른 관계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추며 풍자적인 웃음을 자아낸다.

‘완벽한 타인’은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 변화를 통해 아무리 가까운 사람일지라도 모든 것을 공개할 때 맞이하는 상황은 ‘최악’이 될 수 있음을 알린다. 특히 SNS와 핸드폰에 집착하는 개인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적나라하게 담기도 한다. 메가폰을 잡은 이재규 감독은 “우스꽝스러운 상황 속에서 자신의 삶을 다시 반추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마치 한 편의 만담을 보는 것과 같은 재미도 있다. 유해진, 이서진, 조진웅, 윤경호의 성인(?)같은 대화 방식은 보는 내내 웃음을 선사한다.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도 좋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지수는 내공을 다진 연기를 뽐낸다. 주로 도회적인 이미지를 연기한 염정아 역시 반전 매력을 장착한 인물로 극의 재미를 더한다. 송하윤은 깜찍 발랄한 새댁이 남편의 비밀을 알고 서늘하게 변하는 캐릭터를 출중한 연기로 소화한다. 러닝타임 15분. 15세 관람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