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동조화 가능성,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어"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국내 증시가 저점을 모르고 추락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2개월 만에 심리적 저지선인 2000선 아래로 떨어졌고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증시도 불황이다. 그간 국내 경제지표가 부실한 와중에도 호황을 지속했던 부동산 시장에 균열이 가면서 부동산 시장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31일 한국은행의 ‘2018년 10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5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0.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CCSI는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CCSI가 기준값 100(2003∼2017년 CCSI 장기평균)보다 크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다는 의미다. 100 미만은 소비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비관적임을 뜻한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주택가격전망 CSI(114)는 14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9·13 부동산 종합 대책의 ‘약발’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코스피는 일부 상승폭을 확대해 전 거래일보다 15.00포인트 오른 2029.69에 마감했다. 전날만 해도 장중 연저점 기록을 새로 쓰며 1990대 초반에서 움직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미국 증시 호조의 영향으로 상승 출발한 31일 오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니터에 장 초반 지수의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증시 폭락, 경기 전체의 전조로 해석

증시 폭락은 일반인들에게는 피부로 와 닿는 경기 침체다. 부동산 경기를 포함한 경기 전체의 전조로 해석돼 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금리인상, 국내 경제부실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났다”고 증시 침체의 원인을 진단했다.

불안한 증시에 금리인상, 대출 규제에 부동산 비수기까지,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악재에 변수까지 더해진 상황을 맞닥뜨렸다. 거래량이 늘어날 여건도 아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로 매물은 잠기고 매도·매수자의 눈치보기는 계속되고 있다.

김현식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은 “최근 불안한 증시 등 실물경기 지표가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나면 부동산 경기에는 부담”이라면서 “실물경기가 좋지 않은데 부동산 홀로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 전문가들, 증시·부동산 동조화 언급 

최근 국내 증시 급락을 두고 시장에서는 ‘부동산 빙하기’의 전조현상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증시 폭락이 부동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은 있으나 큰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와 부동산의 상관관계 30년치를 보면 0.1 정도 나오니 정의 상관관계는 맞지만 직접적 연관이 큰 것은 아니다”면서도 “심리악화가 경기악화로 이어지고 금리 부분까지 건드린다고 보면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동조화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홍 팀장은 “지난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부동산 시장이 굉장히 어려울 때 주식시장이 잘 버텼는데 반대로 올해 주식시장이 어려운 여건에 지난 8월과 9월 주간단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1%였다”고 덧붙였다. 상관관계가 있다면 두 시장이 반대로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통적으로 자금이 주식으로 갈 것인지, 부동산으로 갈 것인지 대체관계에 있었다고 봤는데 지금은 무의미할 정도로 동조화 현상이 일어나서 부동산 시장 약세와 주식시장의 약세를 같이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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