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 중 8곳, 가상화폐 기업과 파트너십 맺어
선수 이적료 비트코인으로 지급하는 곳도 등장
블록체인 플랫폼 이토로(eToro)는 지난 9월 토트넘 홋스퍼, 레스터시티, 뉴캐슬 유나이티드,카디프시티,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 크리스탈 팰리스, 사우샘프턴 등 7개 구단과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사진=이토로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 3곳 중 1곳은 가상화폐 관련 기업과 파트너 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날, 토트넘, 레스터시티 등 구단들은 가상화폐 관련 기업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블록체인 기술 적용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티켓 발행에서 선수 이적료 지급까지 가상화폐 적용 영역이 활발히 논의되는 가운데 EPL이 가상화폐에 열광하는 이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 중 최소 8개 구단은 가상화폐 관련 기업과 파트너 관계에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 이토로(eToro)는 지난 9월 토트넘 홋스퍼, 레스터시티, 뉴캐슬 유나이티드,카디프시티,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 크리스탈 팰리스, 사우샘프턴 등 7개 구단과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각 구단은 이토로의 홍보를 담당하며, 이토로는 그 대가로 후원 자금을 지원하고 구단의 가상화폐 투자를 돕고 있다.

아스날은 가상화폐 관련 기업과 프리미어리그 최초로 파트너십을 맺은 구단이다. 올 1월 24일 아스날은 가상화폐 베팅업체 캐시벳(CashBet)과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캐시벳은 프리미어리그가 진행되는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ICO를 홍보하고 아스날에게 후원 자금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단들은 가상화폐를 새로운 자금 조달 창구로 이용하고 있다. 카디프시티와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이토로 외에도 블록체인 플랫폼 스포티코(SportyCo)로부터도 후원을 받고 있다. 스포티코는 스스로를 ‘블록체인 스포츠 투자 및 펀딩 플랫폼’으로 소개한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성장한 기업들이 새로운 후원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구단은 이를 홍보하는 대신 자금 지원을 받는 셈이다.

파트너십은 단순히 후원 자금을 받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구단들은 이토로, 스포티코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여러 시스템 혁명을 도모하고 있다. 경기 티켓 판매와 상품 개발, 구단 자금 운영은 물론 선수 이적료와 연봉 지급에도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토로 영국의 이크발 간담(Iqbal Gandham)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내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비트코인을 이용해 선수를 이적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가상화폐로 이적료를 지불하면 수수료를 크게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마감일과 관련한 문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초 비트코인으로 선수를 영입한 구단도 등장했다. 터키 사카르야 아크야즈 지역의 아마추어 축구팀 하룬우스타스포르(Harunustaspor)는 지난 1월 비트코인과 현금을 절반씩 이용해 선수 영입 비용으로 충당했다고 밝혔다. 당시 구단은 선수 오마르 파룩(Omar Faruk)을 영입하기 위해 2000리라 어치 비트코인과 2500리라의 현금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가상화폐를 이용한 선수 이적료, 연봉 지급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벨라루스의 싱크탱크 BISS의 게리 라이트(Gary Wright) 최고경영자(CEO)는 썬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이용한 이적료 지급은 구단의 제3자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자금 출처를 덜 투명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전통 통화로 선수 이적료를 지급하는 경우 해당 금액은FA와 같은 중앙화된 에이전시를 통해 지급된다. 각 에이전트로부터 자금이 나오기 때문에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금으로 볼 수 있다”며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자금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 구단주는 서포터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그 점이 어려워진다”고 분석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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