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ㆍ기성용ㆍ이승우'와 비교... 17세 축구천재 이강인은 어떻게 탄생됐나
'손흥민ㆍ기성용ㆍ이승우'와 비교... 17세 축구천재 이강인은 어떻게 탄생됐나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8.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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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볼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발렌시아FC 제공
이강인이 볼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발렌시아FC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기성용(29ㆍ뉴캐슬 유나이티드)보다 더 다재다능하고 공격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스타일입니다.”

한준희(48) KBS 축구 해설위원은 지난달 31일(한국 시각)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만 17세8개월11일)로 유럽프로축구 공식 경기 데뷔전을 치른 이강인(발렌시아)에 대해 이렇게 극찬했다.

이강인은 이날 스페인 사라고사 에스타디오 데 라 로마레다에서 열린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 에브로와 32강 1차전(2-1 승)에 선발 출전해 총 83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는 후반 10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왼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가는 등 인상적인 모습도 보였다. 이강인의 유럽프로축구 1군 데뷔 나이는 남태희(18세1개월5일)와 손흥민(18세3개월19일), 이승우(19세8개월18일)보다 빨랐다.

◇재능ㆍ승부욕ㆍ연습량 다 겸비한 축구 소년

이강인은 지난 2007년 국내 TV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축구 자질을 인정받은 후 2011년 발렌시아 유소년팀에 입단해 화제가 됐다. 재능은 물론 어려서부터 승부욕과 연습량까지 남달랐다. 인천 유나이티드 12세 이하(U-12) 팀에서 코치로 이강인을 지도했던 김선우 전 스카우트는 “재능은 최고였다. 볼 컨트롤 능력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이미 5~6학년생들을 능가했다”고 회상했다.

김 전 스카우트는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그는 “워낙 잘 했기 때문에 3학년이었지만 4학년으로 월반을 시켰다. 한 번은 MBC 주최 유소년 8 대 8 축구 대회에 나갔는데 졌다. 또래 아이들은 보통 경기에서 져도 울지 않는데 (이)강인이는 많이 울었다”며 “그만큼 승부욕이 강했다”고 떠올렸다. 김 전 스카우트는 “인천 유소년 팀 시절 훈련은 오후 3시에 시작했는데 강인이는 30분 전에 와서 따로 개인훈련을 했다. 훈련 후엔 1시간 30분 정도 더 남아 형들의 연습게임이나 나머지 훈련에 합류하곤 했다”며 “아버지 이운성 씨가 운영하는 태권도장에서 공으로 리프팅과 드리블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보단 기성용 스타일, 이승우보단 출발 좋아

한준희 위원은 “그 동안 한국 축구는 차범근(65), 최순호(56), 김주성(52), 황선홍(50), 이청용(30ㆍVfL 보훔), 손흥민(26ㆍ토트넘 홋스퍼) 등 주로 공격수나 윙어 쪽에서 스타들이 배출됐다. 박지성(37) 역시 플레이가 골고루 좋은 선수여서 특수성은 있지만, 시작은 측면 미드필더였다고 할 수 있다”며 “기성용 정도가 중앙 플레이메이커 성향으로 등장했을 뿐이다. 이강인은 한국 축구에 희소성이 있는 미드필더이자 플레이메이커 재능이다” 고 평가했다.

‘손흥민, 이승우(20ㆍ엘라스 베로나)의 비슷한 연령대 플레이와 비교하면 어떤가’라는 질문에 한준희 위원은 “손흥민은 득점력을 갖춘 한국의 에이스이다. 어린 시절부터 독일에서 잘 성장해왔지만, 중원을 통제하고 경기를 조율하면서 팀 전체를 운영하는 포지션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강인의 등장이 반가운 것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발렌시아에서 바람직하게 기대주로 성장해왔다는 사실은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로 장기간 공백이 생기면서 명문 바르셀로나에서 더 뻗어나가지 못한 이승우와 큰 차이점이다. 적어도 이승우보단 출발이 훨씬 좋고 안정적이다”라면서도 “물론 이강인은 이제 시작이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1000억 원 몸값’ 이강인, 향후 벤투호에도 월반?

이강인은 기본적으로 축구 지능이 높은 데다 킥, 볼 컨트롤, 탈압박, 시야 등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는 지난 7월 구단과 2022년 6월 30일까지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조항) 8000만 유로(약 1034억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폭스스포츠 아시아는 지난달 26일 이강인을 아시아 축구 유망주 5인 중 가장 높은 곳에 올려놨다.

파울로 벤투(49)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대표팀 승선) 기회를 주는 것도 내 임무다. 이강인 같이 유능한 선수들의 정보를 꾸준히 얻으려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1군 무대에 발을 내디딘 이강인은 꾸준히 활약할 경우 축구 대표팀 조기 입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