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2018년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 그룹을 꼽으라면 아마 많은 이들이 주저없이 방탄소년단을 댈 것이다. K팝 사상 최초로 '팝의 본고장' 미국의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른 이들은 음악은 물론 패션, 뷰티, 사회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치며 한류의 가능성을 더욱 확장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한국스포츠경제는 10주 간 매주 목요일 'BTS AtoZ'라는 연재물을 게재, 세계적 인기를 끌며 K팝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행적을 낱낱이 분석하고 K팝을 비롯한 한류 시장에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빅히트, YG 시총 넘었다

최근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사모투자펀드 운영사인 스틱인베스트로부터 약 1000억 원 대의 투자를 받았다. 그간 주로 벤처캐피탈 위주로 투자를 받았던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처음으로 사모펀드에서 투자를 유치하게 됐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번 투자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약 12%를 매입하면서 3대 주주에 등극했다. 이를 역산하면 2018년 현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전체 지분 가치는 약 8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가 3대 회사로 꼽혀왔다. 현재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의 시총은 1조 원 내외를 오가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주가 하락으로 시총 7000억 원 대마저 붕괴됐다. 비록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상장 전이라 정확하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 같은 지표대로라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YG엔터테인먼트의 시총을 상회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 빅히트 상장… 시총 2조 원 가능할까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10월 중순께 내놓은 분석에서 "빅뱅의 입대 전 마지막 활동이 반영된 지난 해 YG엔터테인먼트의 별도 매출액이 2640억 원인데 이 가운데 빅뱅의 비중이 약 80%라고 가정하면 약 2100억 원"이라면서 "글로벌 팬덤을 확보한 방탄소년단의 2018년 예상 매출액이 2300억 원임을 감안할 때 향후 4500억 원 정도의 매출 달성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방탄소년단은 올 한 해 음반 및 음원 판매, 콘서트 투어, 광고 출연 등으로 막대한 매출을 올렸다.

최근 한류가 아시아는 물론 유럽, 아메리카까지 확대되면서 많은 K팝 그룹들이 탄탄한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게 됐다. 한 번 형성된 팬덤은 기존의 콘텐츠들까지 끝없이 재소비하면서 그룹의 경제적 활동을 뒷받침한다. 이기훈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글로벌 팬덤의 성장으로 기획사들이 노력하지 않아도 하나의 음악에서 발생하는 모든 매출이 고성장해 구조적인 매출총이익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기획사들의 엄청난 영업 레버리지가 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방탄소년단의 내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약 1300억 원, 900억 원으로 추정하면서, 올해 기준 순익에 주가수익비율(PER) 30배와 40배를 적용할 경우 상장 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은 약 1조 8000억 원에서 2조 5000억 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빅히트-방탄 재계약, 리스크 돌파 될까

방탄소년단이 데뷔했을 당시인 2013년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매출액은 50억 원 가량에 그쳤다. 이랬던 매출액이 2015년에 100억 원대를 뛰어 넘었고, 2016년엔 그의 두 배가 넘는 350억 원 가량이 되더니, 이젠 순이익만 1000억 원에 육박하는 엔터계 공룡이 됐다.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원동력은 물론 방탄소년단이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방탄소년단이 또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리스크라고 강조한다. 다수의 스타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꾸준히 새로운 그룹을 론칭하고 있는 동종 업계 경쟁사들과 달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수익은 절대적으로 방탄소년단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모두 미필로 입대 문제가 정리되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이 잠시라도 부재할 경우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매출 면에서 크게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여러 애널리스트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취약점은 방탄소년단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계약 기간을 1년 여 앞두고 재계약을 체결했다는 건 그래서 의미 있다. 전 세계가 탐을 내는 방탄소년단의 거취를 두고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적어도 마음고생할 일은 덜었기 때문. 특히 통상 1~2년 정도의 기간으로 체결되는 재계약 사례들과 달리 방탄소년단은 현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7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입대 등 그룹 내부의 이슈를 제외하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매니지먼트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재계약이 계약 종료 시점을 바로 앞두고 이뤄지는 반면 조기 재계약은 프로스포츠 등 일부 최고의 스타들에게 적용되는 선진적인 방식"이라고 자평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아티스트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게 빅히트의 철학"이라고 밝혔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백 여 명 규모인 방탄소년단 전담팀 역시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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