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강성 노조에 임단협 난항
해양플랜트 수주 난항으로 실적 목표 달성 불투명
자구계획대로면 855명 회사 떠나야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은 노조 집행부가 바뀌면서 난항에 빠져 있고, 성사 직전까지 갔던 해양플랜트 수주는 발주처가 바뀌면서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사실상 올해 실적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면서 인력 감축이 현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임단협, 해양플랜트, 인력감축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임단협 난항…'강성' 새 노조, 파업까지 고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임단협은 연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2일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노사간 의견 대립이 뚜렷했고, 새 노동조합위원장 역시 노조 4개 노동단체 가운데 가장 강경한 단체(현장 중심 민주노동자 투쟁위·현민투) 출신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대우조선해양 노조 집행위원회가 현민투 소속 인사들로 꾸려진 만큼 노사 대립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임단협 일정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며 "노조 측에서 새로운 교섭위원이 선출되면 재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새 집행부가 상대적으로 강성이다 보니 사측으로선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면서 "노사간 임금에 대한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기본급 4.11%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임금 10% 반납 및 상여금 분할지금을 제안했다가, 노조의 반발에 기본급 동결로 물러난 상황이다.  

새로운 노조는 사측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단체행동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2일 교섭위원을 선출하고 8일 정도에 사측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단협을 재개할 방침"이라며 "이전 집행부와 기조(기본급 인상)는 같다. 교섭에 진척이 없으면 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노동조합위원장으로 선출된 신상기(왼쪽) 당선자는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노동단체 4개 가운데 가장 강경한 단체로 꼽히는 '현장 중심 민주노동자 투쟁위(현민투)' 출신이다. /사진=대우조선해양 노조 

◆ 계약 유력했던 해양플랜트, 수주 결과는 내년으로…

어느 때보다 계약 가능성이 컸던 해양플랜트 '로즈뱅크 프로젝트' 수주가 늦어진 점도 대우조선해양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싱가포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놓고 싱가포르 셈코프마린과 경합을 펼쳤지만, 미국 정유사 셰브론이 로즈뱅크 지분 40%를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인 에퀴노르에 넘기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모든 입찰 과정을 마무리하고 결과 발표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발주처가 바뀐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억달러 규모의 로즈뱅크 프로젝트 수주에 실패할 경우 사실상 올해 수주목표 달성이 어려운 것은 물론 인력감축까지 고민해야되는 실정이다. 어느때보다 해양플랜트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를 기준으로 총 35척 46억달러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수주목표 73억달러의 63%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로선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면서 "로즈뱅크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면 목표 수주액 달성은 물론 잠재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발주처가 바뀌면서 입찰 결과 발표는 내년에야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1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회사 경영 상태를 공유할 계획이다. /사진=대우조선해양

◆ 계획상으로 인력 감축해야…대주주와 협의中

대우조선해양은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조선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 경영을 했고, 일감도 충분히 확보해 인력감축에 대해서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연내에 해양플랜트 '로즈뱅크 프로젝트' 수주가 불투명해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20억달러 규모의 계약이 늦어지면서 사실상 올해 실적 목표 달성까지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으로선 실적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6년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에 따라 올해 말까지 인력을 9000명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2015년말 기준으로 1만2855명이었던 인력은 올해 6월말까지 9855명으로 감축됐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안으로 855명의 인력이 회사를 더 떠나야한다.     

회사 관계자는 "상반기 기준으로 일감에 비해 인력이 살짝 부족한 상황이었다"면서 "계획상으로는 인력을 축소해야 하는 건 맞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선 대주주(KDB산업은행)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15일에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경영 상황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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