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평창 밝힌 필립스와 블루카이트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자동차, IT, 통신은 물론 의류, 음료, 전자, 금융 등 분야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기업들이 스포츠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업의 스포츠 마케팅은 유명 스포츠 스타를 광고 모델로 쓰는 것에서부터 각종 국제대회에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는 것까지 그 영역이 다양하다. IT회사들은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해 이미 스포츠를 전략적으로 응용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의 고유한 기술로 스포츠 마케팅에 성공을 거두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스포노미스트(Sponomist)들은 지차체가 스포츠 이벤트로 성공하려면 기업의 참여를 폭넓게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의 투자로 스포츠의 질은 더 높아지고 사람들은 더 열광하며 모여든다. 스포츠 마케팅의 성공요인이다. 

◆ 눈으로 보는 스포츠를 공략한다. 필립스의 라이트 스포노믹스 

필립스는 1891년 필립스의 창립자 제라드 필립스(Gerard Philips)가 첫 탄소 필라멘트 전구를 개발해 왔다. 회사는 지난 몇 년간 LED 조명 관련 기업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세계 반도체 조명시장에서의 위치를 강화하며 LED 조명부문에서의 리더십을 이어가고 있다. 

필립스사는 최근 스포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필립스는 일찌감치 스포츠 조명시장에 눈을 돌려 기업의 스포노믹스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필립스는 2016년 스페인 마드리드를 연고로 하는 명문 축구 클럽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 경기장에 아레나 익스피리언스(ArenaExperience)조명 시스템을 공급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는 홈 경기장은 총 6만7000석 대규모 스타디움으로 지난해 개장했다. 필립스는 이곳에 336개의 필립스 아레나비전 LED 투광등과 함께 새로운 아레나비전 경기장 조명 시스템이 설치했다. 

이 시스템은 스페인 프로축구리그(LaLiga)와 국제·유럽축구연맹이 제시한 방송 기준 수치를 충족했다. 방송을 보는 전 세계 시청자들은 이 시스템으로 마치 경기장에 있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느꼈다.

필립스는 다목적 LED 스타디움 조명시스템 아레나 익스피리언스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 경기장에 설치했다. 사진=필립스 코리아

또, 조명의 즉각적인 온·오프 컨트롤이 가능해 경기 전후나 하프타임에 현장 분위기를 달구는 조명 쇼도 볼 수 있게 설계됐다.

필립스는 국내에서 인천 아시안게임경기장, 고척 스카이돔, 상암 월드컵경기장 등에 아레나 비전을 설치하기도 했다.

아레나 비전 역시 HD•UHDTV 등의 엄격한 방송 조명 기준을 충족해 선수들의미세한 동작과 미묘한 감정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TV를 통해 팬들에게 전했다. 게다가 플리커링(flickering) 현상이 없는 플리커프리(flicker-free) 제품으로 수퍼슬로우모션(SSM) 리플레이 화면까지 선명하게 비춰 0.001초정도의 찰나의 순간으로 희비가갈리는 빙상종목의 묘미를 극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필립스는 2012년 런던 올림픽, 2014년 소치 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 등 해외에서 펼쳐진 역대 주요 스포츠경기장에 아레나 비전을 설치했다. 

필립스는 국내 스포츠 시설에도 라이트 설치를 위해 투자에 나섰다. 

그 결과 빙상 스포츠가 이뤄지는 휘닉스 스노경기장, 강릉·관동하키센터, 강릉아이스아레나 등 국내 4개 경기장에 스포츠 투광조명시스템인 아레나비전(ArenaVision)을 적용했다.

필립스가 설치한 조명이 강릉아이스아레나를 밝히고 있다. 사진=필립스 코리아

필립스는 스포츠 마케티에 힘입어 2016년 약 71억 유로의 매출을 기록했고 2017년에는 69억 6500만유로(한화 약 9조6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대비 0.5% 상승한 수치다. 2017년 매출 중 LED 기반 매출은 전체 매출액의 65%를 차지했고 모두 6억 9900만유로(한화 약 9092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필립스 라이팅 코리아 김문성 대표는 “필립스는 선수 및 관람객 등 모두가 최상의 조건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아레나비전은 지금까지 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 스포츠 행사에 적용돼 성공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왔다”고 말했다.

◆ 평창을 밝힌 토종 LED 회사 블루카이와 KMW 도전기

서강대가 1대 주주로 있는 산학협력업체 블루카이트(대표 장흥순)는 지난 22018 평창동계올림픽 3개 종목 설상 경기장 개·보수 공사 조명설비를 설치했다. 총 163억원이 투입된 공사였다. 

이 공사에서 블루카이트는 LED 조명 제어기술을, KMW(대표 김덕용)은 LED 본체를, 천일(대표 박천돈)이 LED 조명을 설치할 수 있는 지지대를 각각 맡는 공동 도급 분담 이행 방식으로 화제가 됐다. 

장흥순 대표는 “KMW 등 국내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163억원 규모의 조명 계약을 따내 설치했다”며“올림픽 경기장에 LED를 적용하는 것은 세계에서 이번에 처음 시도되는 것” 이라고 말했다.

KMW와 블루카이트가 공급하기로 한 제품은 LED 스포츠 조명 브랜드인 '기가테라'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바이애슬론 경기장, 크로스컨트리 3종목 경기장에 설치됐다. 

블루카이 컨소시엄이 설치한 바이애슬론 경기장 조명. 사진=블루카이

국내 기업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조명 수주를 따내면서 필립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블루카이트 컨소시엄이 조명을 설치한 곳은 스키점프,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등 이른바 설상 3종 경기가 열릴 야외 경기장이다. KMW가 조명을, 블루카이트는 설치와 소프트웨어 등 조명 제어 전반을 총괄했다. 블루카이트와 KMW는 앞서 같은 조명을 미국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 구장과 시애틀 매리너스홈구장에 설치하며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KMW 기가테라 제품은 특히 야간에 눈 위에서 벌어지는 경기들을 UHD 고화질 TV 중계방송을 할 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에서 장점으로 작용됐다.

평창에 설치될 기가테라는 초당 1500프레임의 울트라 슬로모션에서도 플리커(빛 떨림 현상)가 발생하지 않아 UHD 중계방송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올림픽 방송 중계를 주관하는 IOC 산하 올림픽방송제작사(OBS)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조명 수준을 맞추기 위해서도 지난 1년간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KMW가 지난해 미국프로야구(MLB) 뉴욕 양키스와 시애틀 매리너스 두 구단 홈구장 조명을 기가테라 제품으로 교체해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일종의 '후광 효과'가 높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카이 컨소시엄이 설치한 크로스컨트리 조명. 사진=블루카이 제공

LED 스포츠 조명이 가격적인 측면에서 기존 할로겐 조명에 비해 20% 이상 저렴한 것도 강점이다. 운영비도 할로겐 조명 대비 70%까지 절감 가능하다.

서강대학교 재정확충을 위해 유기풍 전 총장의 주도로 2014년 4월 만들어진 블루카이트는 국내 산학연 협력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블루카이트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스포츠조명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했고 2017년부터는 골프장 야간조명과 스마트시티 재난안전솔루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설립 첫해 38억원이던 회사의 매출은 2015년에 121억원에서 2016년에는 191억원으로 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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