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카드 승인금액. / 자료=여신금융협회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올 3분기(7~9월) 카드 사용 실적을 살펴본 결과 기록적인 폭염과 연휴 등 영향으로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승인금액 및 승인건수 증가율은 둔화됐다.

2일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한 '2018년 3분기 카드 승인 실적 분석'을 보면 2018년 3분기 전체카드 승인금액 및 승인건수는 각각 205조4000억원과 52억1000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6.7%와 9.5% 증가했다. 하지만 불황의 그늘 속에 가벼워진 지갑 탓에 승인건수 증가율은 소폭 줄었다. 월별 전체카드 승인금 증가율을 보면 7월이 9.6%로 가장 높았고, 폭염이 기승을 부린 8월에는 8.8%로 줄었다. 이어 9월에는 증가폭이 대폭 쪼그라들며 1.9%에 머물렀다. 승인건수 증가율 역시 11.7%, 10.5%, 6.4%로 감소했다.

9월에 감소폭이 컸던 건 추석연휴 및 휴일 증가 등 영업일수 감소(4영업일 감소)로 인한 법인들의 법인카드 사용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추석연휴기간 내국인의 국외여행 증가 및 휴점으로 인한 소비자의 카드 사용처 축소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토교통부는 올 9월 647만 명이 한국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622만 명보다 8.4% 많은 수치다.

소비밀접업종 카드 승인 금액. / 자료=여신금융협회

그럼에도 올 3분기 전체카드 승인실적은 늘었다. 소비생활과 관련성이 높은 ▲도매 및 소매업(7.6% 상승) ▲숙박 및 음식점업(7.3% 상승)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11.9%) 등 업종이 승인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기록적인 폭염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했다. 폭염으로 냉방 가전제품, 음ㆍ식료품 등 더위 관련 업종에서 구매 수요가 증가했다. 올 여름 폭염일과 열대야일은 각각 29.8일, 17.7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2일, 10.7일과 비교했을 때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월~8월의 가전제품 판매액은 4조97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3705억원보다 13.7% 증가했다.

여기에 폭염이라는 환경적 요인과 맞물려 온라인을 활용한 구매도 늘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해 7~8월 온라인 쇼핑거래액은 18조544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조2816억 원보다 21.3% 증가했다.

이 밖에도 가계 경제의 부담 요인이었던 휘발유 및 경유 가격 상승이 역설적으로 카드승인금액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석유공사는 올 3분기 휘발유 및 경유의 평균가격은 각 리터당 1622.3원, 1423.4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14.0%로 늘었다. 같은 기간 차량연료 판매액은 15.1% 증가했다.

또한 7월과 8월 한시적으로 적용됐던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과 완성차 브랜드의 신차 효과 등도 카드 사용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올 7월에서 8월까지 승용차 판매액은 8조45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조2263억 원보다 11.3% 증가했다. 다만 추석 연휴기간 영업일 감소 등의 영향으로 9월 한 달간 자동차 판매가 감소하면서 3분기 전체 실적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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