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미국이 이란 제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한국, 인도 등 일부 국가는 면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란 제재가 완화되는 것이지만 실제로 국제·국내 유가에는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5일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가 시작되는 가운데 한국과 인도가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 면제국으로 지정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인도와 한국 정부 측은 예외국 포함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란산 원유가 세계 시장에 계속 공급될 수 있도록 예외국을 인정하는 것은 잠재적으로 공급 위기에 대한 두려움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5일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가 시작되는 가운데 한국과 인도가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 면제국으로 지정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과 합의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블룸버그 통신 홈페이지 캡처

◆ "이란 제재·韓 면제국 포함, 유가 영향 크지 않을 것"

업계에선 미국의 이란 제재가 시작되고 한국이 면제국에 포함된다 하더라고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란산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과 인도는 미국의 의지와 달리 기존 기조를 이어갔다는 의사를 이미 밝힌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는 원유 수입국을 다변화하는 등 이란 제재에 대한 대응책을 이미 마련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란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아무래도 공급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유가 상승의 한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최대 수입국이 중국인데 수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유가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서 "국내유가는 국제유가에 연동되는데 한국이 제재 면제국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국제 유가 변동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국내유가 역시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 가운데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가 과거에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으나 미국의 제재를 대비해 7월을 기점으로 모두 수입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란산 원유 수입은 중단하고 수입국을 다변화한 상황"이라며 "예측하긴 힘들지만, 세계적으로 이미 이란 제재에 대비한 상황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공급이 줄어들었다고 국제유가가 올라간다고 단정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국제유가는 이란 제재 우려가 선반영 돼 지난달 초 정점을 찍었고, 현재는 내려가는 추세다"고 덧붙였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이란제재는 유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에 있고, 국내 유류세가 인하되기 때문에 국내 유가는 오히려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 국제유가, 이란 제재 이미 반영…오히려 하락세 

2일(한국시간)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지난달 4일 배럴당 84.44달러까지 상승했으나 이달 1일에는 73.38달러까지 내려갔다. 지난 8월24일(74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가 변동에 신중한 반응을 보인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란 제재에도 오히려 국제·국내 유가 모두 내려갈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그는 "유가를 움직이는 요인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며 "이란 제재나 한국 면제국 포함 등이 실제로 유가에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라는 것이 공급량을 비롯해 재고량, 자연재해, 환율 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당장 국내 유가만 하더라도 다음주(11월5일~)에 이란 제재를 비롯해 유류세 인하가 시행되는 등 유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국제유가 기조가 하락세고, 국내에서는 유류세 인하가 실시되기 때문에 유가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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