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전지사업 역대 최고 실적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LG화학이 업계 다운사이클(하락주기) 우려에도 '이유 있는' 웃음을 짓고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 무역 분쟁에 따른 수요 위축 등 대외 환경에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호조가 이어진 전지부문은 올해 3분기에 전년 대비 무려 366%나 상승한 실적을 달성하며 신성장 동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이어져 온 화학 업계 슈퍼사이클이 주춤한 가운데 LG화학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사진=LG화학 

◆ 유가상승·무역분쟁으로 수익성 악화…초호황 끝난 화학업계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이어져 온 화학 업계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주춤한 분위기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 미중 무역 분쟁으로 주요 수출국인 중국에서의 수요가 감소되면서 수익성이 둔화됐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3년간 계속된 초호황은 끝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화학업체들은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빅2'로 꼽히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3.7% 감소한 6024억원, 전년 대비 34.3% 감소한 5036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한화케미칼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실적 하락은 불가피하다. 실제로 회사 관계자는 "유가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의 언급에서도 다운사이클이 현실이 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허수영 한국석유화학협회장 겸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글로벌 경기불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 역시 "유가가 상승하는데 제품 가격은 약보합세를 보여 업계 실적이 안좋은 상황"이라며 업황 불황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학 업계는 사이클이 분명한 분야"라며 "최근 몇 년간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호황기를 보냈으나 최근에는 가격이 올라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황 불황이 시작된 가운데 LG화학은 3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사진=LG화학

◆ LG화학, 업황 불황에도 역대 분기 최대 매출

업계는 다운사이클을 향해 가고 있지만,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LG화학은 오히려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에 7조234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와 대비해 2.6%, 전년 동기와 비교해 13.1% 증가한 실적으로 역대 분기 최대 수치다.  

이뿐만 아니다. LG화학은 이번 3분기에 6024억원의 영업이익을 추가해 지난 2년간 롯데케미칼에 내줬던 실적 1위 자리를 되찾아올 준비를 마쳤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1조9565억원을 기록해 롯데케미칼(1조8669억원)을 1000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4분기에 큰 이변이 없는 한 2015년 이후 3년 만에 업계 실적 1위에 오르게 된다. 

정호영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는 "원재료 가격 상승 및 수요 위축 등으로 기초소재부문의 수익성이 감소했으나 전지부문의 분기 사상 최대 매출 및 큰 폭의 이익 확대 등으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LG화학 전지부문은 올해 3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진=LG화학

◆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전지부문 매출·영업이익 사상 최대

LG화학이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실적 하락을 최소화하고 분기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초소재 부문을 비롯해 전지,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실적 비중을 보면 기초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지만,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전지부문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지부문은 이번 3분기에 매출액 1조7043억원, 영업이익 8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영업이익 모두 최대 실적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분기(270억원) 대비 212%, 전년 동기(181억원)와 비교하면 무려 366%나 상승했다.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LG화학은 급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생산 능력 확대하기 위해 2023년까지 2조1000억원을 투자해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을 설립한다. 

원재료의 안정적인 수급 체계를 확보하기 위해 세계 1위 코발트 정련회사 중국 화유코발트와 전구체 및 양극재 합작 생산 법인을 설립했고, 캐나다 네마스카리튬, 중국 쟝시깐펑리튬과 수산화 리튬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 전지사업의 밝은 미래를 예상하고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4분기 소형 배터리 부문과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실적이 동반 개선되며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2020년 배터리 부문 영업이익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올해 4분기에 배터리 부문에서 매출 2조원, 영업이익 9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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