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배우 신성일이 4일 오전 세상을 떠났으나 그 전날부터 연이어 보도된 사망 기사로 연예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3일 오후 신성일의 첫 사망 보도에 이은 진실 공방은 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연예계 사망 해프닝은 처음이 아니다. 최근 배우 김아중 사망설 지라시부터 추자현 의식불명 오보까지. 사망 보도에 대한 언론계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신성일 사망 해프닝 왜 벌어졌나

폐암 투병 중인 배우 신성일의 첫 사망 보도는 오보로 밝혀졌다. 한 매체는 지난 3일 오후 7시15분 ‘[단독] ‘은막의 왕’ 신성일, 폐암으로 별세… 향년 82세’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와 함께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장례식장이 마련됐으며, 관계자 말까지 덧붙여 신빙성을 더했다. 하지만 1시간 여 뒤 아들 강석현씨 및 아내인 배우 엄앵란 등 가족들은 “사망 기사는 오보”라며 “가족들에 확인도 하지 않고 기사를 내 당황스럽다”고 분노했다. 이미 수많은 매체들이 속보로 이를 다룬 상태. 신성일 조카인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 역시 다른 매체에 그의 사망 사실을 밝혀 논란은 가중됐다. 강남성모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신성일 측은 이날 새벽 1시쯤 장례식장을 예약했다가 오후 8시쯤 취소했다. 강 의원은 “오후 7시30분쯤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후 호흡이 돌아왔지만 아직 의식은 없는 상태”라고 수습했다. 결국 신성일은 이로부터 몇시간 뒤인 4일 오전 2시 25분 영면했다.
 
사망 오보 두 번 죽이는 일

사망 오보 소동은 당사자 및 가족들을 두 번 울렸다. 김아중은 지난 8월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등을 통해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는 루머가 확산됐다. 당시 김아중은 OCN ‘나쁜 녀석들’ 스핀오프 영화 ‘나쁜 녀석들:더 무비’(가제) 촬영을 앞두고 개인 일정 소화 중이었지만, 난데없는 사망 루머에 휘말려 곤혹을 치렀다. 추자현 역시 지난 6월 10일 의식불명설에 휩싸였다. 한 매체는 “추자현이 득남 후 경련으로 대학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며 “10일째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중환자실에 입원한 게 의식불명으로 와전된 것으로 밝혀졌다. 추자현은 “(조리원에서) 기사를 보고 밤새 울었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줬다.

이 외에 쿨 유리는 멤버 김성수의 전 부인 강모씨로 오인 받아 사망설이 불거졌던 일도 있다. 2012년 “유리가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어 폭행을 당했고,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두었다”고 보도됐지만 오보였다. 유리 측은 “해당 매체는 확인전화조차 하지 않았다”며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을 사망했다고 보도한 건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분노했다. 모델 출신 배우 변정수도 2003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거짓 소문의 주인공이 됐다. 확인 결과 당시 한 여대생이 변정수의 이름을 교통사고 기사에 합성해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변정수는 “거짓소문이 멀쩡한 한 사람이 죽일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다”고 씁쓸해했다.
 
언론계 경각심 요구

사망 보도와 관련한 언론계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신성일 사망설은 가족들이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을 빈소로 예약하면서 불거졌다. 강 의원까지 그의 사망을 확인해 ‘신성일 별세’ 기사가 속보로 쏟아졌지만, 신성일의 호흡이 돌아 와 오보가 된 이례적인 사례다. 사망보도는 결혼 등 낭보보다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큰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신성일씨 사태는 시간차 오보지만, 오보는 오보이기 때문에 언론이 질타 받는 건 어쩔 수 없다. 유족들은 마지막까지 회복할 거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는데 사망 보도가 먼저 나와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언론들이 연예인, 정치인 등 사회적인 공식력이 높은 사람들의 별세 조짐이 있으면 특집 기사나 기획 방송물을 미리 준비하지만, 릴리즈 하는 건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이번엔 데스킹의 역할 및 최종판단이 너무 풀어져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더 나아가 김아중, 추자현 등은 멀쩡하게 살아있는데도 사망설이 돌지 않았냐”며 “언론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그대로 내보내면 당사자들에 피해 및 대중들을 혼란시킬 뿐 아니라 스스로 공신력을 깎아먹게 된다. ‘언론과 지라시의 다른 점이 무엇인가?’라는 비판을 들을 수밖에 없다. 과도한 속보, 단독 경쟁 때문에 생긴 결과로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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