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국민 배우' 고(故) 신성일의 빈소에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4일 오후 1시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다. 이날 오전 10시25분 지팡이에 의지한 채 장례식장에 도착한 아내 엄앵란은 황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엄앵란은 "딸이 신성일에게 '아버지, 어머니께 마지막으로 전할 말 없느냐'고 물었더니 '참 수고했고 고맙다고 해라. 미안하다고 해라'고 말했다더라"며 "저승에서는 못살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순두부 같은 사람 만나 구름 타고 재밌게 놀라"고 바랐다.

조카인 강석호 자유한국당 의원과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이 보낸 조화가 고인의 영정사진 옆에 자리했다. 빈소 한 켠에 놓인 고인의 초상화도 시선을 끌었다.

배우 최불암과 투투 출신 황혜영 등 영화ㆍ방송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30~40분간 빈소에 머문 최불암은 "신성일은 농담도 잘하고 솔직한 사람이다. 어떨 때 보면 나보다 철이 없었다. 그만큼 순수했다"고 "엄앵란이 (힘들고 슬픈건) 당연하다. 한평생 짝을 이루고 산 사람 아니냐"고 애도했다. 황혜영 역시 "큰 아빠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웠다. 우리 집 경조사도 챙기고 내 결혼식에도 와줬다"며 "며칠 전 호전됐다는 얘길 들었는데 안타깝다. 영화계 큰 별이 진 것"이라고 했다. 

전도연을 비롯해 송혜교, 김한길-최명길 부부, 강제규 감독, 강우석 감독, 가수 문주란 등 수많은 스타들은 화환으로 고인을 애도했다. 신성일의 오랜 동료인 지상학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은 "신성일은 시대의 아이콘이자 전무후무한 연기자"라며 "9월 17일 화순에 병문안을 갔을 때 병세가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 이장호 감독의 영화에 들어간다고 대본을 각색하는 등 영화 제작에 의욕적이었는데 갑자기 별세 해 유감"이라고 했다.

고인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 후 투병을 이어오다가 전날 오전 2시30분 숨을 거뒀다. 오후 7시쯤 신성일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지만, 아내인 배우 엄앵란과 아들 강석현씨는 "사망 기사는 오보"라며 "가족들에 확인도 하지 않고 기사를 내 당황스럽다"고 분노했다.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따르면 신성일 측은 새벽 1시쯤 장례식장을 예약했다가 오후 8시쯤 취소했다. 당시 고인은 호흡이 돌아왔지만 의식이 없었으며 끝내 세상을 떠났다.

장례는 영화인장(3일장)으로 치러진다. 지 회장과 배우 안성기가 공동장례위원장을 맡고, 신영균 김동호 김지미 윤일봉 김수용 남궁원 임권택 정진우 이두용 오석근 문희 고은아가 고문을 맡는다. 부위원장으로는 이덕화 거룡 장미희 송강호 강수연 최민식이 구성됐다. 발인은 6일 오전 11시이며, 장지는 고인이 직접 지어 살던 경북 영천 성일각에 마련된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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