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형기자

임시완은 ‘연기 엘리트’다. 습득력이 좋고 상황 판단력도 빠르다. 타고난 재능도 있는데다가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무엇보다 외적 요인에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겠다는 의지도 굳건하다. 그 결과 드라마 ‘미생’, 영화 ‘변호인’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키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임시완은 새해 첫 작품으로 영화 ‘오빠생각’을 내놓고 한 단계 성장했다. 극중 전쟁고아를 모아 합창단을 만드는 한상렬 소위를 연기했다. 러닝타임 124분 동안 몰입도 있게 이야기를 이끌었다. 첫 주연으로 믿고 써준 이한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본인 연기에 만족하나.

“영화는 재미있는데 내 장면만 나오면 불편하다. 저게 최선이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저 장면을 만들었을 때의 과정들이 보였다. 작품을 하기 전과 후를 비교하면 그래도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원톱 부담은 없었는가.

“나 혼자 이끌어간다는 부분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한상렬 시점의 영화는 맞지만, 굳이 ‘오빠생각’에서 오빠를 말하자면 동구다. 그래서 극을 이끈다는 부담감은 없었다. 어떻게 캐릭터를 진짜로 보일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과 책임감은 느꼈다.”

-작품에 끌린 이유가 있다면.

“진지한 모습이 한상렬과 어느 정도 닮았다고 느꼈지만 이유는 아니었다. 대본을 쭉 봤는데 며칠 동안 아이들이 노래하고, 또 합창단을 만들어서 돌아다니는 게 연상이 됐다. 잔상이 오래 남아서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한국전쟁이라는 배경은 어떻게 이해했나.

“자문을 많이 구했다. 감독님과 특히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당시 사진을 봤는데 굉장히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다. 전쟁 당시인데 하늘이 너무나 파랗고 들판이 푸르렀다. 내가 생각했던 전시 상황과 달랐다. 생각해보면 전쟁 중이라고 해서 하늘까지 잿빛이거나 핏빛은 아닐 텐데(웃음).”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한상렬이 어떤 인물인가에 집중했다. 진정한 어른이었다. 나의 어린 정서로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어려웠다. 지금도 극복하지 못했다. 그냥 끝까지 뒤꽁무니만 쫓아가다가 끝이 났다. 다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장면에서는 진짜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했고, 연기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자신이 있다.”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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