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변동진 기자] SK하이닉스가 96단 512Gbit(기가비트) 4D(4차원)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 연내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제품 개발로 글로벌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관측한다.

5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96단 4D 낸드플래시’는 현존 최고 성능의 제품이다. 칩 사이즈는 기존 72단 512Gbit 3D 낸드보다 30% 이상 작아 스마트폰용 모바일 패키지에도 탑재가 가능하다.

웨이퍼 당 비트 생산도 1.5배 향상됐다. 동시에 처리가 가능한 데이터양은 업계 최고 수준인 64KByte(킬로바이트)로 2배 늘었다. 즉, 신제품 칩 하나로 기존 256Gbit 3D 낸드 2개를 대체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3D에 주로 적용되는 CTF(Charge Trap Flash) 구조에 PUC(Peri Under Cell) 기술을 결합한 제품을 개발한 것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다. PUC기술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 영역 하부에 셀 작동을 관장하는 주변부(Peri) 회로를 배치하는 기술이다. 아파트에 필요한 주차장을 건물 옆에 짓다가 공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하에 설치한 것과 비슷한 원리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신제품 개발로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2위(1위 삼성전자)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약 10%의 점유율로 4위에 머물고 있다.

무엇보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확대와 수요 부진의 이유로 낸드플래시 가격은 올들어 9% 넘게 하락했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 내에서 차지하는 낸드플래시 매출액은 지난해 22%에서 올 상반기 18%까지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신제품을 통해 공급을 확대,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등의 위기까지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4D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1TB(테라바이트) 용량의 소비자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또 72단 기반 기업용 SSD도 내년에 96단으로 전환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CTF 기반의 96단 4D 낸드플래시는 업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과 성능을 동시에 갖췄다”며 “이번과 동일한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128단 4D 낸드도 동시에 개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계 1·2위인 삼성전자와 도시바메모리도 SK하이닉스가 개발한 차세대 낸드플래시 제품을 개발, 올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