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노믹스 프론티어(49)]아디다스와 나이키의 '유니폼 전쟁'
[스포노믹스 프론티어(49)]아디다스와 나이키의 '유니폼 전쟁'
  • 박재형 기자
  • 승인 2018.11.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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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첼시·아스날로 이어지는 스폰서십 계약 다툼
레알·바르샤 지키기 위한 대형 투자도

[한스경제=박재형 기자] 축구를 보다 보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상품은 ‘유니폼’이다. 내가 좋아하는 팀과 선수들이 착용한 유니폼은 경기를 시청하는 팬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한다.

유니폼은 스포츠 용품 중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제품으로 많은 스포츠 브랜드들이 유명 축구 클럽과 계약을 맺기 위해 노력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스포츠 용품시장의 가장 유명한 브랜드들이자 오랜 라이벌인 아디다스와 나이키가 각축을 벌이며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서로 뺏고 뺏기고...치열한 유니폼 전쟁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유니폼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5/16시즌부터 아디다스와 10년 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약 1100억원(7500만 파운드)을 지급하는 계약이다. 맨유는 2002년부터 나이키와 손을 잡고 오랜 기간을 함께 했다. 하지만 재계약 시점에 서로 이견을 보였고 아디다스는 과감한 마케팅으로 틈새를 파고들어 맨유 스폰서십 자리를 차지했다. 재계약을 위해 10년간 6100억원의 계약 조건을 준비했던 나이키는 두배가 넘는 아디다스의 투자에 재계약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프리미어리그의 첼시FC는 나이키와 2016년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나이키는 2032년까지 매년 880억원(6000만 파운드)를 지급한다. 기존 후원사였던 아디다스와 결별을 통해 첼시가 15년간 확보한 수입은 약 1조3200억원(9억 파운드)에 달한다. 아디다스는 첼시와 2006년부터 스폰서십 계약을 통해 유니폼을 공급했었다. 2013년에는 10년간 약 4400억원(3억원 파운드)를 지급하는 재계약도 체결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큰 유니폼 계약이었다. 하지만 아디다스는 맨유와의 계약 체결로 기록을 갱신했다. 이에 아디다스와 첼시의 조기 이별에는 첼시의 자존심이 상한 것도 하나의 이유라는 분석도 있었다. 첼시는 위약금까지 지불하며 계약을 중도 해지했다.

17/18 시즌부터 나이키 유니폼을 입게된 첼시 FC. 2006년부터 오랜시간 첼시 유니폼의 어깨를 장식했던 아디다스의 삼선이 사라졌다./사진=첼시FC 홈페이지
17/18 시즌부터 나이키 유니폼을 입게된 첼시 FC. 2006년부터 오랜시간 첼시 유니폼의 어깨를 장식했던 아디다스의 삼선이 사라졌다./사진=첼시FC 홈페이지

아디다스는 2017년 아스날FC과 유니폼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약 880억원(6000만 파운드)을 지급하는 계약이다. 아스날이 퓨마와 체결했던 기존 계약은 약 440억원(3000만 파운드) 규모였다. 아디다스와 아스날의 계약 체결도 맨유에서 첼시로 이어진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첼시와 아스날은 모두 영국의 수도인 런던을 연고지로 두고 있는 팀이다. 결과적으로 첼시와 토트넘까지 나이키에 빼앗긴 아디다스에게 아스날은 최적의 계약 대상이었다.

◆주요 고객 지키기 위한 거액 투자도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서로 후원 팀을 뺏고 뺏기는 싸움을 지속하면서도 ‘주요 고객’을 지키기 위한 투자와 노력에도 힘썼다. 레알 마드리드 CF, FC 바르셀로나 같은 세계 최고의 팀들과의 계약이다.

세계 최고의 빅클럽인 두 팀을 경쟁사에게 빼앗기는 것은 아디다스와 나이키에게 큰 타격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소속리그 성적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 등 대륙 간 경기에서도 활약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구단 성적은 팬들을 증가시키고 노출빈도를 높인다. 이는 유니폼 판매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준다. 유니폼뿐만 아니라 트레이닝복 등 관련 상품 판매로도 이어진다. 이에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유례없는 ‘메가딜(Mega Deal)’로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붙잡았다.

아디다스는 지난 5일 레알 마드리드와 2020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계약을 맺기로 합의 했다. 계약금액은 연간 1400억원(1억1000만 유로) 가량이며 10년 총액은 1조4000억원(11억유로)가량 이다. 레알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면 아디다스가 연간 지급하는 금액은 최대 1900억원(1억5000만 유로)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 기존 계약은 연간 약 665억원(5200만 유로)수준으로 계약 규모가 두 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아디다스와 레알 마드리드는 1998년부터 현재까지 계약을 이어오고 있다.

나이키는 2016년 5월 FC 바르셀로나와 스폰서 계약 연장을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26년까지로 연간 약 1985억원(1억5500만 유로)를 지급하는 계약이다. 나이키도 1998년부터 나이키와 유니폼 스폰서십 계약을 이어오고 있다.

◆월드컵에서도 계속되는 유니폼 전쟁

아디다스와 나이키의 유니폼 전쟁은 월드컵에서도 계속 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 국가 중 12개 국가대표팀이 아디다스를 유니폼을 착용했다, 나이키 유니폼을 입은 국가는 10개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나이키는 12개 국가에게 아디다스 11개 국가에 스폰서십 계약을 통해 유니폼을 공급했지만 4년 뒤 월드컵에서 역전된 것이다.

아디다스 유니폼과 월드컵 우승을 함께 했던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독일 국가대표팀./사진=연합뉴스
아디다스 유니폼과 월드컵 우승을 함께 했던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독일 국가대표팀./사진=연합뉴스

2014 브라질 월드컵은 나이키와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은 각각 2팀이 4강에 올랐다. 독일(아디다스)·브라질(나이키), 아르헨티나(아디다스)·네덜란드(나이키)의 대결은 아디다스가 후원하는 국가들이 나란히 승리해 결승에 진출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결승전이 열린 마라카낭 경기장의 그라운드에는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만 경기를 뛰었다. 당시 아디다스는 우승팀인 독일팀의 유니폼 300만 벌을 포함해 총 800만 벌의 유니폼을 팔았다.

2018년 월드컵에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결승에서 맞붙은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대표팀 모두 나이키가 후원하는 팀이었다. 4강에 진출한 4팀 중 3팀(프랑스, 크로아티아, 잉글랜드)을 나이키가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