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화면 뿐 아니라 소리까지 생생
AI업스케일링으로 같은 영상도 더 또렷하게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TV는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1980년 국내에 첫 컬러 TV가 도입된 후 풀HD를 넘어 UHD에 이르기까지. TV는 보다 더 선명하고 또렷한 화질을 향해 진화했고 소비자들은 더 크고 보다 진짜 같은 화질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2018년, 전세계에 8K TV 열풍이 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13년째 글로벌 TV 시장 1위를 수성해온 삼성전자의 ‘QLED 8K’TV에 전세계의 관심이 쏠린 것도 일맥상통한다.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 플로팅 아일랜드에서 삼성전자 ‘QLED 8K’를 만났다. 압도적인 화질과 뛰어난 선명도, 현장감을 그대로 살린 사운드를 담은 삼성전자 QLED 8K는 세간의 우려를 잠재우려는 듯 화려한 비전을 보여줬다. QLED 8K를 소개하는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배여 있었다.

“하반기에 재미있는 결과를 보여드린다고 했었는데 충분히 나왔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앞으로 갈수록 더 재미가 커질 것이라 본다”

◆ 초대형-초고화질 QLED 8K, 프리미엄 수요 공략한다

삼성전자의 QLED 8K는 초대형, 초고화질을 특징으로 한다. QLED 8K는 7680x4320 해상도에 3300만화소를 지원한다. 가로 7680개에, 세로 4320개, 총 3300만 7600개 화소가 있다는 얘기다. 현재 지상파 UHD 방송에서 지원하는 4K인 3840x2160해상도보다 정확히 4배 선명하다. QLED 8K로 곤충 다큐멘터리를 직접 시청해보니 마치 개미가 실제 스크린 위를 지나가는 듯 선명한 화질을 경험할 수 있었다.

8K가 초대형 스크린과 만나면 초고화질의 몰입감은 배가된다. 삼성 QLED 8K가 65인치부터 75인치, 82인치, 85인치에 이르기까지 일반 TV보다 훨씬 큰 라인으로 제작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NHK 연구에 따르면 스크린 사이즈가 커질수록 몰입감이 높아지는데 그 상황에서 픽셀 수(화질)를 늘리니 마치 진짜 같은 느낌이 극대화됐다. 즉 큰 TV가 될수록 높은 해상도가 뒷받침돼야 더 큰 만족감을 준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QLED 8K에서 다큐멘터리를 틀자 마치 스크린 위에 실제 개미가 기어다니는 듯 생생한 영상이 펼쳐졌다./사진=허지은 기자

실제로 지난달 시판을 시작한 QLED 8K 중 국내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린 모델은 75인치 이상의 초대형 모델이다. 최구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는 “75인치 이상 모델이 현재까지 전체 판매율의 60~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초대형-초고화질이 보다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로 백화점, 혼수, 아파트 입주 패키지 등의 상품에서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라인을 겨냥한 만큼 QLED 8K의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가장 작은 크기인 65인치가 750만원, 75인치가 1100만원, 82인치가 1750만원, 85인치가 2590만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향후 작은 사이즈의 8K TV 배급 계획에 따라 보급형 8K TV의 경우 가격대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사장은 “가격은 소비자들의 선택이다.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을 따라가려고 한다”면서도 “대신 프리미엄 이미지에 맞게 현 수준을 지키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급형 8K 라인 추가에 대해서는 “내년 CES 2019에서 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내년 초 보급형 라인을 공개할 가능성을 남겼다.

삼성전자 QLED 8K로 기존 지상파 UHD(4K) 영상을 업스케일링해 내보내는 모습./사진=허지은 기자

◆ 8K 콘텐츠 부족, AI업스케일링으로 극복한다

“빨간 맛~ 궁금해 허니~” 익숙한 아이돌그룹의 노래가 울려퍼졌다. 82인치 QLED 8K 영상 안에서 움직이는 아이돌 그룹은 마치 눈앞에서 무대를 보는 듯 선명했다. 놀라운 점은 이 영상은 지상파 UHD로 송출됐던 방송이라는 것. 즉 4K용으로 만들어진 영상을 8K TV로 개선해 재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간 8K TV의 성공을 좌우할 요소로 ‘콘텐츠’가 꼽혔다. 8K의 높은 화질과 해상도로 구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기존 HD나 4K용으로 만든 콘텐츠는 8K TV에서 재생해도 8K로 송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반대로 8K용 콘텐츠를 만들어도 8K TV가 보편화되지 않은 상황에선 이를 제대로 즐기기 어렵다. 지난 4월 삼성전자에 앞서 8K TV를 출시한 샤프가 고전을 면치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업스케일링(Upscaling)’으로 극복하고자 했다. QLED 8K에 탑재된 인공지능(AI)은 어떤 콘텐츠와 사운드라도 자동으로 8K용 콘텐츠로 변환해준다. 삼성전자의 퀀텀프로세서가 집적한 수백만개의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머신러닝으로 이를 학습해 최적의 알고리즘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알고리즘이 저해상도 영상을 분석해 8K급 해상도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한 사장은 “업스케일링으로 8K 화질을 만들어내는 데 대해서는 목표치의 90% 정도는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며 “작가나 감독의 의도대로 특정 부분을 강조하거나, 실사적인 측면에서 생생한 영상을 구현해낼 수 있는 정도는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QLED 8K에 게임 콘솔 X박스를 연결해 게임 '포르자(FORZA)'를 즐기는 모습./사진=허지은 기자

◆ 경기장에 온 듯 생생한 AI 사운드

QLED 8K의 장점은 화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초고화질에 맞춰 음향까지 생생하게 구현되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은 악기 소리를 극대화하고 스포츠 영상은 관중과 필드 소리를 더 부각시키는 식이다. 포탄이 터지는 액션 영화를 재생하자 마치 내 옆에서 총격이 계속되는 듯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QLED 8K는 실시간으로 영상 속 음향 신호를 분석해 최적의 사운드를 제공한다”며 “뉴스는 앵커 목소리를 보다 또렷하게, 스포츠는 입체적인 배경음으로 현장감을 제공하고 음악은 저음을 강조해 풍성한 사운드를 제공하는 식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QLED 8K와 게임 콘솔 X박스를 결합한 게임존에서는 초대형 화면과 개선된 사운드가 더 큰 즐거움을 줬다. X박스의 레이싱 게임 ‘포르자(FORZA)’를 해보니 82인치 화면으로 시야가 가득차 마치 실제 도로를 달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허태영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QLED TV의 경우 거실에서 콘솔을 통해 몰입감 있는 게임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며 “게이밍 모니터와 또 다른 경험을 원하는 매니아층을 별도로 타겟팅해 제작됐다”고 강조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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