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올랐는데… 인력 감축설에 떨고 있는 카드사
최저임금 올랐는데… 인력 감축설에 떨고 있는 카드사
  • 이승훈 기자
  • 승인 2018.11.08 16:22
  • 수정 2018-11-0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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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인력감축?'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8월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카드사 사장단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8월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카드사 사장단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최저임금 인상의 불똥이 카드사 수수료 인하로 옮겨 붙은 가운데 카드사 업계가 인력감축에 떨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7월16일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고 사과하며 최저임금 인상 보완 대책으로 상가임대차 보호, 가맹점 보호 등과 함께 카드수수료 합리화를 언급했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 안팎에서는 1% 이하로 카드수수료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현재 연간 매출 3억원 이하인 카드 가맹점은 최소 0.8%의 우대 수수료가 적용되는 반면 매출 5억원 이상인 가맹점은 2.5%의 수수료를 적용 받고 있다. 카드사는 올해 원가 분석 작업을 거쳐 전반적인 수수로율 조정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카드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가 카드사에 엄청난 부담이며 수익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1~3분기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5개사의 누적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3% 하락한 9847억원이다.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0.8%나 감소한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들은 수익 감소에 대한 대안으로 '카드 혜택 축소'도 고려하고 있는 한편 '인력 감축'도 만지작 거리고 있다. 현대카드가 올 상반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해 실시한 경영체질 개선 컨설팅 작업 결과는 눈여겨 볼 만하다. BGC그룹은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을 포함해 모두 400명의 인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안을 현대카드에 제시했다. 감축규모는 현대카드는 200명,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은 각각 100명씩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현대·기아자동차의 올해 3분기 실적 부진이 현대카드의 '구조조정' 선택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이 아닌 '인력감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방적으로 퇴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 직원과 협의 과정이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현대카드가 감축 인원을 확정하면 대상 직원들은 회사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나, 결국은 퇴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당장 대규모 인력감축의 광풍이 카드 업계를 휩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업계 1위 신한카드의 경우 올해 1월 전체 정규직의 10%에 해당하는 200여명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적인 인력감축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채용 비리와 관련된 논란 역시 또 다른 인력감축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카드의 경우 올해 CEO와 노조 협의가 진행되던 가운데 노조 측에서 먼저 희망퇴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행 단계에 옮겨지지 않은 상태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 역시 규모가 작아 더 이상의 인력을 줄이기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삼성카드 또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업무 복귀와 일자리 창출 정부에 대한 협조정책으로 인력 감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위치다. 삼성카드 경우 앞서 8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3년간 180조원 투자와 4만개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만큼 인력 감축은 없을 전망이다. 롯데카드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개월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앞으로 5년간 50조원의 신규 투자와 7만명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선다고 약속한 바 있어 대규모 인력감축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 업계가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업황 둔화에 따른 인력감축은 피할 수 없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카드사 노조는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수료인하로 인한 카드산업과 소상공인 모두의 공멸 위기를 토로했다. 노조는 "10만 카드업계 종사자와 그들의 가족까지 합치면 40만 명"이라며 "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일방적인 포퓰리즘 정책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는 한계 상황에 도달해 있다”며 “이대로면 업계가 고사할지경이며 구조조정이나 회사 매각 등의 상황이 불가피할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도 수수료 감축 목표로 기타마케팅 비용 1조 원으로 설정하고 이르면 다음 주 이런 내용을 담은 카드사 수수료 절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소비자의 혜택 제공을 통한 선의의 경쟁에 의한 점유율 확대도 줄어들면 카드사 몸집 줄이기는 불가피하며, 이는 시장에서의 긍정적인 유인도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