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한항공, 아시아나 모처럼 반등세...운임 하락 여부 변수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9월 26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여름 성수기 ‘고(高)유가’와 ‘강(强)달러’에 시달리던 ‘항공주’가 모처럼 반등에 나섰다. 최근 국제유가와 달러가 나란히 약세로 전환되면서 항공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이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7일 3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2일 기록했던 연중 최저치(2만5050원)보다 20.6%나 오른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지난달 30일 연저점(3250원)보다 20.4% 상승한 3945원에 장을 마감했다.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이날 강세로 마감했다.

◆ 국제유가 하락에 비용 부담 완화…여객·화물 수송량 증가

이처럼 최근 항공주가 상승세로 돌아선 데에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 유가가 내리면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판단이다. 유가는 올해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을 앞두고 석유공급 감소가 예상되면서 치솟았으나 미국의 제재 면제국 지정, 미국 원유 재고 증가, 석유 공급 감소 등에 따라 최근 약세로 전환됐다. 지난달 한달 동안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8%, 브렌트유는 9.3% 하락했다.

또 여객 수요와 화물 수송량 증가세가 계속되면서 항공사들의 4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졌다. 지난달 인천공항 총 여객수는 578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2% 늘었다. 지난 9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한 데 이어 증가율이 상승한 것이다. 국제선 여객수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3% 많아진 576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초 개천절·한글날 사이의 ‘징검다리 연휴’에 국내 여행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자연재해로 부진했던 일본 노선이 일시적으로 회복된 데다 중국 노선의 경우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높은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해외여행 수요 증가는 항공주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최근 유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항공주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지난달 화물 수송량은 26만3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수송 실적 역시 각각 지난해 동기보다 1.3%, 7.0% 늘어났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화물 성수기 효과가 나타난다”며 “또 내년 1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관세 인상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화물을 수송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항공사 간 경쟁 심화로 운임 하락 우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항공주가 반등세를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달에는 연휴 효과가 있었지만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항공사들의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운임이 내려가면 국제유가 하락, 달러 약세 등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셈이다.

앞서 KB증권·유진투자증권·키움증권은 지난 7일 아시아나항공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또 같은날 케이프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하나금융투자 등이 제주항공에 대한 목표 주가를 내렸다. 

정연승 연구원은 “항공사 간 경쟁 심화에 따른 운임 하락이 예상된다”며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여객 비수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항공사들의 탑승률 우선 정책으로 인해 운임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항공사들의 중장기 주가 방향성은 신규 노선 확대와 노선 차별화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국내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해외수요 둔화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해외여행 수요가 줄어드는 배경에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이같은 상황이 변화하거나 의미 있는 수준의 원·달러 환율의 하락이 없다면 항공사들의 고객 확보 전략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솔이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