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LG디스플레이 "현대차 등에 전장 부품 공급"

LG디스플레이 올레드 생산기반 확보에 통큰 투자
8일 현대자동차는 초대형 플래그십 세단 G90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현대차 제공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G90 출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했다."

8일 현대자동차는 서울 강남구 제네시스 강남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초대형 플래그십 세단 'G90'을 공개했다. 미디어 프리뷰 행사에 참석한 우창완 제네시스 PM 센터장은 힘주어 "제네시스 브랜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럭셔리 플래기습 세단 G90이 다시 한번 진화했다"고 말했다. G90은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가 최초로 선보인 초대형 플래그십 세단 EQ900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현대차는 EQ900에서 G90으로 차량명까지 바꿔가며 신차급으로 탈바꿈한 G90으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정체성을 다지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각오다. 한 마디로 전사적 역량을 총집결한 '걸작'이 G90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그런 만큼 외관 디자인부터 실내까지 현대차의 고민과 기술력이 고스란히 담겼다. 외장은 '수평적인 구조의 실현'이라는 특징에 맞게 전작 EQ900보다 안정적인 자세를 완성하도록 고안했다. 여기에 제네시스 고유의 패턴인 '지-매트릭스'(G-Matrix)를 헤드·리어램프와 전용 휠에 적용해 우아하고 역동적인 느낌과 풍부한 볼륨감을 살렸다. 내장 역시 에어 벤트, 오디오 스위치 등을 최대한 수평적으로 구성하는 한편 센터패시아 스위치 개수를 줄이고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했다. 또한 내비게이션 자동 무선 업데이트, 지능형 차량 관리 서비스 등 한층 업그레이드된 IT 편의사양을 제네시스 최초로 탑재했다.

현대차의 야심작 G90에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이 적용됐다. 연합뉴스

G90은 차량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지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의 '혁신'과 '융합' 경영의 상징으로 더 의미가 깊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제네시스 전용으로 적용된 'Copper GUI(Graphic User Interface)'다. G90은 LG디스플레이이의 12.3인치의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을 채택했다.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현대차와 LG디스플레이의 전장 부문 밀월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 제품을 적용했다"면서 "다양한 인터페이스의 구현과 사용의 편의성이 선정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차와 LG는 전장 부문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LG는 반도체 칩을 제외한 내비게이션, 오디오 등 인포테인먼트(LG전자), 전기차용 배터리(LG화학), 자동차용 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를 현대차에 공급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의 경우 2010년 이후부터 거래를 시작했지만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부품의 거래 기간은 10년을 훌쩍 넘는다.

이 중 G90이 선택한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눈여겨 볼 부분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올레드(OLED)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우선적으로 자동차용 플라스틱 올레드(PO)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플라스틱 올레드는 휘고 꺾임이 자유로운 올레드 패널이다. 올레드의 자체발광 특성에 화질과 유연성이라는 장점까지 더해져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로 주목 받고 있다.

현대차와 LG의 공생은 앞으로도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수요 증가와 LG의 기술력이 현대차와 LG의 유대를 더욱 끈끈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비즈니스 전문 외신 NEWSZAK 등 외신은 시장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글로벌 차량용 올레드 수요가 연 평균 16.68%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시장의 수요 증가에 맞춰 이미 풀HD 12.3인치 커브드 플라스틱 기반 플렉시블 올레드 개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증가하는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국외 올레드 전문매체 OLED-info는 지난달 LG디스플레이가 2016년 말 벤츠와 풀HD 12.3인치 커브드 플라스틱 기반 플렉시블 올레드 공급 계약을 확정했으며 올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사이에 테슬라와 캐딜락 등에도 패널을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폴크스바겐과 GM, 도요타 등도 잠재적 고객사로 분류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계약 사항 등 고객사 정보를 밝히기 곤란하다"면서 "현대차 등에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LG디스플레이는 공격적 투자로 올레드 생산설비 강화에 나서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2020년까지 모두 20조 원을 투입해 올레드 생산설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며 올해 9조 원 규모를 올레드 제품 생산에 사용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차량용 패널 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가전 등 다양한 부분에서 올레드 생산설비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투자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LG가 말 그대로 '꿀같이 달콤한' 밀월 관계가 성공할 경우 현대차를 축으로한 전자·전장 부품간 협업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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