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의료진·수검자 모두 검진 통한 ‘췌장암 발견 가능성 낮다’
의료진 4명 중 3명 건강검진 ‘상한 연령 있다’고 응답
삼성서울병원·건국대병원 공동연구팀, 검진 수검자·의료진 813명 설문조사 결과

[한스경제=홍성익 기자] 의료진·건강검진 수검자 모두 건강검진을 받아도 조기 발견이나 치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암 1위는 췌장암으로 밝혀졌다. 의료진 4명 중 3명은 건강검진의 ‘상한 연령이 있다’고 응답했다.

9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와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공동 연구팀이 2016년 1∼5월 삼성서울병원 검진센터를 방문한 수검자 585명과 의료인(의사·간호사·의료기사 등) 228명 등 모두 8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

암 검진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수검자와 의료진 모두 99% 이상이 ‘건강검진을 통한 암의 조기발견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수검자가 ‘건강검진을 받아도 조기 발견이나 치료 경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암 1위는 췌장암(47.4%)이었다. 같은 질문에 대해 의료인도 73.4%가 췌장암을 꼽았다.

수검자가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가능성을 낮게 본 암 2위는 폐암(19.4%)이었다. 의료인은 검진을 통한 담낭·담도암(43.9%)의 조기 발견 가능성을 췌장암 다음으로 낮게 봤다.

수검자는 담낭·담도암(17.0%)과 간암·전립선암도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인식했다. 의료인은 폐암(13.1%)·신장암·난소암·간암 순서로 조기 발견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의료인이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가능성이 가장 높게 본 암은 자궁경부암이고, 다음은 유방암·대장암·위암·갑상선암 순이었다.

수검자가 건강검진이 조기 진단에 효과적이라고 보는 암 1위는 자궁경부암이고, 유방암·난소암·위암·갑상선암·대장암·신장암이 그 뒤를 이었다.

의료진 4명 중 3명은 ‘건강검진의 상한 연령이 있다’고 응답했다. 일정 나이가 지나면 검진의 효과가 크게 떨어져 굳이 받을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의료진에게 건강검진 상한연령을 이미 ‘넘겼다고 보는’ 수검자에게 어떻게 안내할 것인지를 물었다. ‘상한연령 이후 검진의 이득과 손해에 대해 설명한 후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비율이 65.8%였다. ‘검진을 중단하거나 간격을 늘리도록 하겠다’(20.0%), ‘나이에 관계없이 건강검진을 계속 받도록 하겠다’(14.2%)는 의견보다 많았다.

연구팀은 ”검진 연령, 암 검진의 효과·범위에 대한 국내 건강검진 수검자의 인식 수준이 높지 않았다”며, ”검진에 대한 수검자의 인식이 올바르게 확립되고 수요자의 기대·요구가 반영된 검진 프로그램이 정착되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검진이 이뤄져 불필요한 사회적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적절한 건강검진 시작연령을 묻는 질문에 수검자는 ‘40세 이후’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60.4%). 의료진은 4명 중 3명 이상이 ‘40세 이전’으로 인식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대한민국 성인의 건강검진 행위 및 유용성에 대한 인식도 조사)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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