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국내 증시 흐름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지난주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예상대로 나오면서 급등한 글로벌 증시와 달리 국내 증시는 그만큼 오르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미·중 무역분쟁 협상과 미국 금리인상 기조 완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2050~2150이다. 

◆ 미·중 무역분쟁 완화 여부 단정할 수 없어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면서 국내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 요소가 하나 줄었다. 결과는 사전 여론조사대로 나왔으나 중간선거가 시장의 기대만큼 호재는 아닌 듯하다.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부담요인이었던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보호무역 성향인 민주당은 미·중 무역분쟁을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질적으로 완화되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발언이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간선거는 불확실성 해소 차원으로 해석된다”며 “행정부 단독으로 무역정책을 추진할 수 있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행보를 봐야 협상 발언이 선거용이었는지 실제 진행됐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또한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마무리하기 위해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장기화하는 미·중 무역분쟁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에서는 중국이 미국에 어느 정도로 양보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며 “시 주석이 구체적인 양보안을 제시한다면 양국의 무역분쟁으로 큰 폭의 조정을 겪었던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다”라고 예상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설 주목해야

특히 이번주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연설이 잇달아 예정돼있다. 13일에는 중립 성향의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그 다음날에는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와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이 연설한다. 또 15일과 16일에는 각각 제롬 파월 의장,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기자회견·의회 발언 등 총 9번의 연설을 했는데 이중 5번은 증시가 하락했다. 최근 들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된 만큼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연설 역시 미국 경기 호조와 통화정책을 언급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급락의 대표적인 요인은 미·중 무역분쟁과 연준의 긴축 기조”라며 “현재까지 기술적 반등이 나타났다면 증시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연준의 긴축 기조가 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연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와 파월 의장의 원론적인 연설은 신흥국에 부담 요인”이라며 “최근 미국 주택시장과 글로벌 금융시장 등을 감안해 다소 완화적인 표현이 포함된다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미국 경기 호조 수혜주 노려야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 회복세와 연관된 수혜종목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조선·정유·화학 업종 등은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정책이 주가 상승을 이끄는 종목들”이라며 “이들 종목들의 저점 매수 전략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이달 말부터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 등 본격적인 소비 시기가 시작되면 고용 지표 호조와 임금 상승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올 매출은 지난해 보다 4.3~4.8%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음식료품 다음으로 가장 큰 매출 규모를 기록하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이재선 연구원은 “IT 관련 기기는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 판매 제품 중 시즌 수요가 가장 많은 품목 중 하나”라며 “중국 광군제와 미국 소비시즌 내 온라인 매출이 호조를 보인다면 IT 업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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