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NH투자증권 "다음 주 원·달러 환율 1113원"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다가오는 한주는 미국 중간선거와 이달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라는 ‘빅 이벤트’ 사이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큰 변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원화의 가파른 약세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측됐다. 다음 주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는 1110원대 초중반을 오갈 전망이다.

지난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1.0원 오른 1128.3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 의지를 밝힌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연준은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성명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점진적인 추가 인상이 경제활동의 지속적인 확장과 노동시장 호조, 물가상승 목표 등과 부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달러는 금리상승을 쫓아 레벨을 높이고 있다”며 “주요국 통화에 달러를 견제할만한 이벤트가 부재하기 때문에 역내외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달러 상승은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로 연준이 다소 완화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믿었던 시장의 실망감에서 기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주: 달러화 약세, 원화 강세

지난주는 미국 중간선거라는 큰 정치적 이벤트가 있었다. 미국의 의회 중간선거 결과, 기존 시장의 예상대로 민주당이 하원을 집권했고, 이에 따라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되며 원화 강세를 견인했다. 지난 6일 있었던 의회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중심의 상원, 민주당 중심의 하원으로 결정됐다. 시장에서 우려했던 것은 양원 모두 공화당의 집권이었지만 민주당이 하원을 집권하게 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의 하원탈환은 미국 경제에 있어서 추가 감세→임금·인플레이션 오버슈팅(overshooting·과열 상승)→연준 금리인상 가속화→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 가능성의 차단을 의미한다”며 “선거 직후 미국 시장은 주가 급등, 금리 보합, 달러 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호주 달러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최근 글로벌 유가를 비롯해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함에 따라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호주 달러화의 약세 압력이 확대됐다.

◆ “원화의 가파른 약세 가능성은 낮아”

미국의 의회 중간선거 리스크가 종료됐지만 여전히 연말까지 중요한 이벤트들이 대기 중이다. 15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 11월 말에는 세계 경제 1, 2위인 G2(미국·중국) 정상회담, 연말 중국의 수출절벽 발생 가능성 및 12월 FOMC 회의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등이 예정돼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중국과 협상을 할 것”이라며 “아주 많은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미국과의 분쟁을 해결하는 데 대해 열린 입장을 내놨다. 왕치산 중국 부주석도 지난 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8년 혁신경제포럼 참석 기간에 미국과 무역문제를 협상할 준비가 돼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는 등 미국을 향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냈다. 이에 따라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낙관론이 나오고 있으나, 장밋빛으로만 전망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의 대중국 정책에 대한 변심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해소를 낙관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이에 따라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기 보다는 제한적 범위 안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원·달러 환율을 1113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원화 역시 특별한 방향성을 보이기보다는 달러화에 연동되어 움직일 가능성 높다”면서 “다만 한국의 견조한 수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원화의 가파른 약세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 이번 주 주요 일정은

다음 주 미국에서는 10월 NFIB 경기지수(13일), 소비자물가(14일), 소매판매(15일)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중소 자영업자들의 경기심리를 보여주는 NFIB 경기지수가 10월 108을 기록해 전월(107.9)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여전히 45년래 최고치 부근으로 미국 경기확장의 온기가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까지 널리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10월 표제 소비자물가(headline·헤드라인)과 근원 소비자물가(core·코어)는 각각 전월대비 0.3%와 0.2%, 전년대비 2.5%와 2.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근원 소비자물가가 지난 3월 이후의 평균수준 2.2%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0월 소매판매는 전체 판매가 전월대비 0.5%로 예상되는 가운데, 핵심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3%를 기록할 전망이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매판매는 일시적 요인(허리케인)이 더해져 2개월 연속 부진했지만 10월에는 기존 추세(연간 5% 증가 속도)를 회복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14일)이 발표될 예정이다. 3분기 GDP는 8~9월 중 잇따른 태풍과 홋카이도 지진 등 자연재해의 영향으로 전분기대비 -0.3%가 예상된다. 특히, 민간소비가 전분기대비 -0.2%로 부진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2분기 일본 GDP는 전분기비 성장률이 0.7%(연율 3.0%)를 기록해서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회복했다”면서도 “3분기에는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반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10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투자(14일) 등이 발표예정이다. 10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투자는 각각 전년대비 9.2%, 5.8%, 5.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월) : 일본 10월 생산자물가지수

13일(화) : 미국 10월 NFIB 경기지수, 유로존 EU-영국 브렉시트 특별정상회담

14일(수) : 미국 10월 소비자물가, 일본 3분기 국내총생산, 중국 10월 소매판매·산업생산·고정투자

15일(목) : 미국 10월 소매판매(전월비), 미국 10월 핵심 소매판매(전월비)

16일(금) : 미국 10월 산업생산(전월비)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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