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세 논란]② ‘말 많고 탈도 많아'…주가 하락때 두 번 우는 투자자
[증권거래세 논란]② ‘말 많고 탈도 많아'…주가 하락때 두 번 우는 투자자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8.11.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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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본시장 혁신과제’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본시장 혁신과제’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증권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손실에 세금을 매기는 건 조세원칙에 어긋나는 데다 대주주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중과세라는 지적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증권거래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졌다.

앞서 증권거래세는 1963년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1971년 12월 자본시장 육성책의 일환으로 한 때 폐지되기도 했으나 7년 뒤 세수 증대와 단기성 투기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부활했다. 1996년부터 현행 수준의 세율이 부과됐고 20년 넘게 유지 중이다.

/그래픽=이석인 기자

◆ 양도소득세 대주주 늘어나면 이중과세 문제 커져

미국·독일·일본 등 선진국은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각국 실정에 맞는 양도소득세만 부과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증권거래세를 매기는 대신 양도소득세를 일부 면제해준다.

이에 대해 증권거래세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의 기본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주식 시장에서는 주식을 팔 때 손익에 관계없이 무조건 매도 대금의 0.3%를 증권거래세를 내야 한다.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봤을 때에도 손실액에 더해 증권거래세까지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또 현행 증권거래세가 양도소득세 부과에 따라 이중과세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 주식 시장은 일반 주주의 매매 차익에 대해선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하지만 대주주는 증권거래세에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22%)를 내야 한다. 특히 양도소득세를 부담하는 대주주 범위가 확대되면서 이중과세 문제가 커질 전망이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지분율 1% 또는 종목별 보유액 15억원 이상인 대주주는 주식을 매도할 때 증권거래세 외에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지난해 세법 개정에 따라 지난 4월부터 보유액 하한선이 기존 25억원에서 15억원으로 낮아졌다. 이어 2020년 4월 1일부터는 10억원, 2021년 4월 1일 부터는 3억원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지분율 2% 이상이거나 보유액 15억원 이상이면 대주주로 분류된다. 이 역시 지난 4월부터 ‘지분율 4% 또는 보유액 40억원’에서 낮아진 것이다. 2020년 4월 1일과 2021년 4월 1일 부터는 각각 보유액 10억원, 3억원으로 내려간다. 앞으로 양도세 부과 대상이 늘어난다면 이중과세에 대한 비판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증권거래세는 이익이 나도 내지만 손실이 날 때도 내야 한다”며 “앞으로 주식 양도소득세를 상당히 넓은 층이 내게 돼 있어 이중과세 문제도 있다”고 증권거래세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래픽=이석인 기자
/그래픽=이석인 기자

◆ 개인 투자자,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증권거래세 중 70% 부담

최근 국내 증시가 내리막을 타면서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거나 폐지해달라는 주장이 다시 거세졌다.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손실을 피하기란 쉽지 않다.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는 가운데 주식을 매도할 때마다 증권거래세까지 부담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외국인·기관 투자자에 비해 증권거래세를 더 많이 부담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세청은 지난 2일 지난해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등 증권거래세 신고세액 현황을 공개했으나 투자자별 부담 내역을 발표하진 않았다. 다만 금융투자협회와 조형태 홍익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에서 증권거래세로 3조2600억원을 납부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전체 증권거래세의 70%를 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낸 증권거래세를 더한 1조3700억원의 2.4배에 달한다.

전체 증시 시가총액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보유비중은 외국인·기관 투자자보다 낮은데 증권거래세는 더 많이 내는 것이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개인 투자자는 자금력과 정보력의 한계로 외국인·기관 투자자보다 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또 요즘처럼 증시 변동성이 커질 때에는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이 더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조 교수는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증권거래세 개선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은 자료를 공개한 뒤 “매도 대금대비 일정 비율로 부과되는 증권거래세 특성상 양도 시 손실을 보는 사람도 세금을 내야 한다”며 “개인투자자가 높은 증권거래세를 부담하는 등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고 비판했다.